변호사의 품격
서문현주 지음 / 마루&마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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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역경과 고난이 그들을 막을지라도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한사람만을 향해 달려가는 사랑을 주고, 그런 사랑을 받으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비현실적이고, 그렇기에 로설의 소재가 되는 것일까?

서로 마주하며 사랑한 시간이 긴 것도 아니건만 남주 정한서는 오로지 여주 서윤재만을 바라본다.

이 둘이 서로에 대한 마음은 그대로이면서 외면할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참 안타깝기는 했다.

윤재는 정말 멋도 모른 상태에서 친구를 잃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니 어쩜 그 친구라는 관계 역시도 윤재가 은우를 바라보는 관점이지, 결코 은우가 윤재를 향한 관점은 아니다. 씁쓸했다. 아무 계산심리 없이 그저 믿고 좋아했던 친구라 생각했던 사람이 어쩜 그 마음밑바닥에 윤재 자신을 우습게, 자신보다 윤재를 하찮게 여기는 우월심리가 있었기에 친구라는 이름으로 묶어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얼마나 비참했을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다라는 표현이 맞을까? 암튼 하서를 향한 스토커적인 은우의 집착이 오랜 시간 한서와 윤재를 가로막았다.

 

그렇지만 어린 소녀들을 성상납하면서까지 부와 권력을 쥐려 했던 사회악의 사건으로 둘은 검사와 변호사로 만난다.

똑같은 사건으로 대립각에 서 있어야 할 두사람인데, 변호사인 한서는 검사인 윤재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으니 모르는 사람이 봤을때는 황당 그자체일것이다.

아동보육시설에서 일어난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성폭행사건이 깔려있다. 그때 당시 사회를 얼마나 혼란속에 빠뜨리고, 사람을 흥분하게 했던가.

약자를 너무나도 편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또 그들의 죄가 조금이라도 드러날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든 덮어질수 있다는 현실이 못내 아쉽고 화딱지가 나게 했다.

 

결코 쉽사리 떨어질것 같지 않은 윤재를 위협하기 위해 납치까지 하고, 엄청난 폭행을 가하는 무리중 한명이 읊조린 말도 씁쓸했다.

고아는 죽어도 싸고 당해도 싸다고 외치는 사람에게 윤재는 그 아이들은 너희가 건드릴 정도로 가치없는 애들이 아니라고, 부모가 없는 만큼 훨씬 더 보호 받았어야 하는 소중한 존재라고 외친다. 거기 에 답하는 악의 무리는 이랬다. 그 소중한 애들을 왜 평소에는 돌보지 않았냐고, 제아무리 잘살아보려 노력하고 애써도 사회에서는 그들을 원치 않는다고.

뭐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윤재나 그 악당이 하는 말이나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그래서 더 씁쓸했다.

 

아무튼 소설속에서는 악의 무리들에게 형벌이 주어졌다. 물론 그들이 그 형벌을 끝까지 감수했을지도 의문이고, 그 끝에 그들이 더 악랄해져 돌아왔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면 답답하지만 아무튼 소설속의 사건은 그렇게 권선징악을 보여줬다.

그리고 서로의 곁에 다가서지 못하고 헤매기만 했던 한서와 윤재가 끝내는 마주하는 삶을 살아갈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역시도 엄청난 사랑과 지원을 받으며 무럭무럭 커가고 있음을 보여줘 흐뭇했던 책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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