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우정
서은호 지음 / 스칼렛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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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정도 있구나... 남녀사이에 우정이 어디 있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도 아마 남녀사이에 우정만 쭈욱 있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그런데, 이 책의 남주와 여주를 보면 정말 어렸을때부터 끈끈하게 이어지는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을만큼 돈독한 우정이 있구나 싶다.

물론 그 우정을 지키기 위해 서로 부던히 노력한 면이 있기는 하다.

어느순간 여주 최윤서를 향한 마음이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은 남주 유이준은 우정을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살았다.

 

그렇게나 믿고 의지하는 친구들에게조차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병을 털어놓지 못하고 오랜시간 버텨온 윤서가 마냥 짠했다.

그녀에게 심리상담을 해주는 사촌언니가 없었다면 어떠했을지.

남자에 대한 배신감을 보고 느낀 그날 다른누구도 아닌 자신때문에 운명을 달리한 아버지를 봤을때 윤서가 얼마나 철저하게 무너졌을지 감히 상상이 안될정도다.

해리성장애라는 것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 장애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못믿고, 질척일정도로 매달리게 되고, 질투하게 됨을 깨달을때 얼마나 비참할지.

 

그냥 친구로 지내던 윤서와 이준은 하룻밤의 실수(?)로 서로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고.

처음에는 쿨하게 잊어버리고 덤덤한 친구사이로 돌아가자는 윤서였지만 쉼없이 자신에게 스며드는 이준의 마음을 모른체 할수 없었고. 마침내는 달달한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윤서의 과거속에 악녀로 존재하는 라희라는 후배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아마 윤서의 장애는 극복할수 없었을지도.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 악조가 대단한 공을 세웠다고 해야 할까?

그것을 계기로 윤서는 자신의 병을 깨끗하게 치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모든것을 내려놓은채 사촌언니가 소개해주는 교수에게 간다.

 

읽다보면 뜬금없이 심리치료라는 것이 참 신비롭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서에게 처음부터 치료하자 덤벼들지 않는 것도 맘에 들었고, 제라늄을 키워보라고 건네는 것도 나중에 보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어떤 험난한 자연상황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게 돌봐주려하는 윤서에게 교수는 그랬다. 이제 알겠냐고...그게 바로 부모의 마음이라고.

사고현장에서 윤서 아버지가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윤서에게 들려준 말이 뭔지 마침내 알게되는 윤서.

자신때문에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고, 그랬기에 자신은 절대 행복해지면 안된다고 자기암시를 했기에 자신안에 악마(?)같은 또다른 자아를 만들어야 했던 윤서.

 

자신에게 마음의 병이 있음을 털어놓았을때, 두려워하거나 멈칫한 모습이 아니라...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고 포근히 안아주던 이준이 넘 멋졌다.

아무튼 사랑이야기는 이래서 좋은 것 같다.

참참참! 이 책은 어찌보면 넘 19금스럽다. 그래서 불편해할 사람도 있을수 있겠지만... 그 부분들을 그냥 보아넘길수 있다면 무난하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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