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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다
도쿄마블 지음 / 마루&마야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분명 이런 여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속에 갇혀 있는 여주의 마음을 녹여줄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녀는 아마도 계속 과거속에 머물러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스펙이 뛰어난 남주 차해준은 선자리에서 상대맞선녀를 피떡으로 만들고 있다. 무려 19번이나 그렇게 찼다. 그러니 제아무리 대단한 남자라하더라도 마담뚜 입장에서 힘들수밖에.
그랬던 그에게 임자가 나타났다.
대놓고 나를 걷어차주세요 라고 말만 하지 않았지, 충분히 느낄수 있는 포스로 나타난 여주 김민주. 한시간이나 늦게 맞선장소에 등장해놓고도 사과는 커녕 그냥 단순히 자신의 이름만 내뱉는다.
보통여자와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기에 차해준의 눈을 끌었을까? 아무튼 죽어라 싫다는 민주에게 죽어라 매달리는 해준의 모습을 보면서 초등학교 남학생과 여학생의 투닥거림을 보는 듯 해 웃음도 나왔다.
자신처럼 괜찮은 남자를, 회사내에서 인기투표를 하면 항상 1위를 차지하는 남자를 싫다고 하다니.
상대방이 자신을 밀어낼수록 더 관심이 생기고 민주의 거부반응에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차해준이 사무실내에서 기분이 시소타기를 하고 있으니 직원들이 고개를 갸웃할수밖에.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으로 잘 성장한듯한 민주가 이렇게 남자와의 관계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은 분명 심상치 않은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은 했었다. 역시나였다. 어린시절부터 삼총사처럼 지냈던 남자친구를 좋아했고, 결혼까지 계획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 사람앞에 다른 여자가 등장했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죽음으로 맞선 남자. 피가 선연했던 남자의 모습을 잊을수 없고, 그가 지키고자 했던 여자를 포용할수 없었던 민주.
그렇지만 해준의 아낌없는 사랑으로 민주는 드디어 과거에서 벗어날수 있었고, 자신의 마음속에 꽁꽁 묻어두었던 사랑을 타인에게 베풀수도 있게 되었다.
흔들리지 않는 차해준의 사랑이 멋져보였던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