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반성을 했다. 나 역시도 자녀들에게 있어 쿨한 엄마가 아님을 알기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로 가족인데도, 우리는 가족에게조차도 내 목소리를 못낼때가 더러 있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은 절대로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할수 없다는 이치와 닿아 있을 것이다.


오하이오주의 작은마을, 또 지극히 평온하게 살아가는듯 보였던 집안에 사춘기도 없이 그냥 정말 순탄하게 잘 살고 있다 생각했던 딸아이가 없어졌다.

중국계 아버지 제임스와 서양인 어머니 메릴린이 일군 가정이다. 이들은 1남2녀를 뒀고, 삼남매는 밖에서 봤을때는 모난것 하나 없이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다문화가정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일반가정을 대하는 것처럼 무난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제임스도 아마 미국내에서 자리잡고 성장하기까지 많은 가슴앓이를 했을것이고, 많은 것을 포기하고 또 많은 부분에 있어서 배척시 당했을것이다. 그런 시간을 보냈기에 아마 자식들에게 더 호되게 잣대를 들이댈수도 있따.

또 의사가 되고 싶었으나, 포기해야 했던 메릴린은 그 꿈을 둘째아이 리디아에게 투영시켜 대리만족을 느끼려 했을수도 있다. 아이들은 분명 마음속에 자신의 뜻이 있지만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또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인정을 받는지를 알기에 포기하고 또 자신의 소리를 내지 않는 것임을 우리는 너무 쉽게 망각하고 있지 않나 되돌아보게 했다.


리디아에게 부모의 온갖 정성과 기대치가 부여되는 과정에서 리디아를 비롯하여 오빠인 네스나 여동생 한나에게도 엄청난 고통이 가해졌음을 알수 있다.

리디아의 부재를 인정하려들지 않았던 가족들. 그들은 리디아가 납치나 타의에 의한 행방불명일것이라 생각했지만 수영도 못하는 리디아가 호수에서 익사체로 발견되면서 엄청난 혼란속에 빠져든다.

딸아이의 죽음에 타의가 적용되었다 생각한 엄마 메릴린은 범인을 잡겠다고 복수심에 불타는 반면, 아빠인 제임스는 그 고통을 희석시키고 회피하기 위해 또다른 방법을 취한다. 도대체 왜 남자들은 그러는 것일까?

이 가족중에 그 누구도 홀가분할수는 없다. 부모는 말할것 없고, 오빠인 네스 역시도 리디아의 죽음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부모의 기대치가 리디아에게 맞춰져있음을 알고 네스와 한나는 각자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는데, 난 한나가 가장 안타까웠다.

분명 그 나이대에 맞는 행동과 생각을 해야 아이스럽다 할수 있는데, 한나는 너무나도 일찍 속이 들어버린것이 아닐까 싶어서.


가족은 허물까지도 털어놓을수 있고, 어떤 흉한 모습을 내보여도 창피한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야 하고, 그 가깝다라는 감정이 억지로 꿰어맞춘 형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끔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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