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구두 1
현지원 지음 / 신영미디어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다.

제목스럽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결코 만나지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의 남녀가 참 억지스러울 정도의 우연으로 얽혀 시간이 흐른다.

 

직업의 귀천이 없고, 신분의 고하가 없다고 하지만 알게모르게 그 부분이 작용하고 있음도 확실하다.

주인집 아들과 가정부의 딸이 하룻밤을 보냈다. 그것도 남자는 술에 취해 자신이 안은 여자가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엉망진창인 상태다.

하룻밤의 실수를 남자는 거울 삼았는지, 결코 여자를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길만 간다.

그렇지만 또다시 우연스런 만남이 주어진다.

세상에 남자가 운전하는 차에 치일뻔한 남자아이가 아주 오래전 자신의 집에서 살았던 가정부의 딸이라는 사실.

여주 서영은 왜 그렇게 순둥이처럼 살아야만 했을까? 자신의 여동생처럼 악착스럽게 챙기고 배우고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주가 끝까지 자신이 선택한 재봉일을 놓지 않고 아이와 살려고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 좋았다.

 

자신의 아들이 다른 누구도 아닌 입주가정부의 딸과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니 그 집안은 발칵 뒤집힌다.

형식적인 부부로 살아온 햇수가 몇이고, 또 아들만큼은 내세울만한 집안의 딸과 맺어줘 어깨에 힘을 줘볼까 했는데, 아닌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서영을 받아들이지 못한채 험한 말을 하고, 폭력까지 행사하는 남주의 엄마가 밉기도 했지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그정도는 그 누구라도 당연히 할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해할수 있었다.

 

자신때문에 남주가 가진 모든것을 내버린채 홀로서기를 한다는 사실에 떠나볼까도 했지만 결국엔 남주곁에 있어주는 것이 그를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자신들의 아이를 위해서나 옳은 행동임을 깨닫는 순간 여주는 용감해진다.

대부분의 끝에는 반대를 했던 부모도 결국엔 남주와 여주를 받아들여 행복하게 오랫동안 살았습니다인데, 이 책은 끝까지 그부분에서는 완벽한 해피엔딩을 끌어오지 않아 나름 신선했다.

사회적 이목때문에, 주위사람의 평판때문에 딴집생활을 하는 남편을 묵인했던 남주의 엄마가 마침내는 진검을 꺼내는 장면이 시원했다. 차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테니 남주의 엄마도 자유로울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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