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그대가
최명렬 지음 / 로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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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친구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설정은 참 로설에서 자주로 등장하지만 왜 매번 읽을때마다 떨리는 것일까?

그리고 오랜시간 볼꼴 못볼꼴 다 보면서 끈끈하게 이어왔던 우정이 사랑으로 변하면 그 둘은 더 단란하게 잘 살아갈것 같다는 느낌이 와서일까?


옆집에서 살았고, 부모들끼리도 절친이고, 학교다닐때도 계속 실과 바늘처럼 붙어다녔던 최한주와 문태윤.

누가봐도 잘생기고, 뭐하나 빠지는 것이 없어보이는 태윤은 학교내에서도 인기짱이다. 그렇지만 그는 모든 여학생들에게는 철벽을 두른채 행동했지만 한주에게는 항상 예외적용을 했다. 봄볕처럼 따사로운 눈빛을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한주가 무슨일을 하든 응원하고 곁에 있어줬다. 그랬기에 한주는 태윤바라기인 여학생들에게 공공의 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주는 그냥 태윤이기에 좋았을뿐이다. 언제까지고 함께 할 거라 생각했던 태윤이 어느날 갑자기 가족들과 함께 이민을 떠났고, 연락두절이 된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한주가 다니는 회사에 팀장으로 출근한 문태윤.

이때부터 이 둘의 인연은 다시 이어진다. 처음에는 서로를 향한 마음이 자신들만의 짝사랑일거라 생각했지만 어느순간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인정하게 되고, 태윤의 적극적인 대시가 이어진다.

한주에게는 그녀를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게 봐주고, 또 귀엽다 해주는 엄청난 절친들이 있다. 그녀들은 자신들에게는 애인이 있는데, 뭐든 느리기만 한 한주에게 남친이 없음에 대해 더 애달아 하더니, 태윤의 등장과 함께 순둥이같던 한주가 적극모드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며 열렬히 응원하게 된다.


그냥 내숭만 떠는 여주의 모습을 보였더라면 한주가 별매력이 없을수도 있겠으나, 의도하지 않았지만 분명 적극적인 멘트를 날리게 되는 한주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한주를 1년이상 스토커짓했던 동창 종혁에 대한 우유부단함이 조금 신경쓰이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태윤은 아주 쿨하게, 매섭게 해치운다. 마지막 부분에 두사람의 행복을 빌어도 되겠냐는 종혁의 말에 태윤은 두사람만의 문제니까 신경끄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그 단호함이 참 멋졌다.

물론 종혁에게도 어쩔수 없는 가정사가 있었고, 자신을 떠난 엄마때문에 어린시절의 그 정신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아 안쓰럽기도 했고, 또 가정폭력을 참다참다 마침내는 이혼을 하고 이민을 떠났던 종혁모가 오랜세월동안 그 누군가를 기다리듯 한번 이사를 하지 않았다는 문장앞에서는 그냥 가슴이 애려오기도 했다.


모범적인 행동만을 보여줬던 한주가 어찌됐든 태윤과 동거를 하고 있었고, 그 둘의 키스장면을 목격하게 된 한주와 태윤의 부모는 그순간 얼마나 황당했을지 상상만 해도 내가 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그렇지만 인연이다 보니, 일사천리로 결혼이 진행되고, 또 허례허식에 치중한 결혼식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제대로 부각되고, 또 주인공들을 제대로 축하해줄 지인들만을 불러오는 스몰결혼을 추진하는데, 그 모습마저도 예뻤던 커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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