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 사랑하라

멈추어 사랑하라
오음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4월

여행에세이라 하면 이제껏 내가 가보지 못했으나, 가고 싶어하는 곳에 대한 간접경험을 할수 있는 중요한 매체라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나의 편견일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일단 표지가 너무 예쁘다. 일반적으로 책표지에 이렇게 부드러운 파스텔톤(?)을 사용한 경우가 드물지 않나 싶다. 그리고 책 제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삐 움직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멈출줄도 알아야 하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가져야 하고, 또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고 일러주고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의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을 맞닥뜨렸을때의 신선함을 가득 안고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단편적인 대화를 통해서도 뭔가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고 되뇌이게 되는데, 이 책은 작정하고 떠나지 않아도,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더라도 충분히 내 마음을 치유할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분명 여행에세이로 분류가 되는 책이지만 저자는 자신이 갔던 곳이나, 책에 나오는 사진에 대해 특별한 멘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좋다라는 느낌을 안겨준다.

일단 따뜻하다. 그리고 사진속에 담긴 상황과 사람들의 표정이 그 자체만으로 동질감을 느끼게 해 더 좋았던 것 같다.

내용은 특별하거나 색다르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지만 수시로 잊어버리곤 하는 진실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구절들이 많았다.

여행을 떠나지만 그 여행이 결코 혼자 떠났다고 하여, 혼자만의 여행이 아니라는 것. 그 길에서 우린 분명 누군가와 함께 할것이고, 그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을수 있다는 것. 또 여행길에서만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삶속에서 우리는 내가 가고 있는 방향성을 잃어버릴때가 있는데 그때 나를 일으켜세워주는 것은 누군가의 온기가 담긴 손이라는 것.

또 먼곳으로 떠나 무엇인가를 찾으려 하지만 결국은 내 안으로의 여행이라는 것. 난 그 사실 앞에서 한동안 멍해 있었다. 쉼없이 달려야만 한다고 나자신을 닦달했던 상황을 잠시 멈추고, 바쁘고 고단한 하루속에서도 멈춰서서 뒤도 돌아보고, 옆도 둘러볼수 있는 진정 온기를 품어낼수 있는 사람이 되자라고 되뇌이게 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