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날에도 배는 고프다
히라마쓰 요코 지음, 이정원 옮김 / 씨네21북스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때보다 요즘들어 정말 먹거리 관련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일반인들이 따라하기 쉬운 레시피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유명 셰프들이 나와서 각자만의 레시피로 눈과 입을 놀라게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난 개인적으로 집에서 따라하기 쉬운 레시피를 공개해주는 분들이 참 고맙다. 그렇잖아도 손재주가 없고 모양내기에 절대적으로 열악한 나인데, 유명셰프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려고보면 돈도 돈이지만, 그만큼 투자해서 내가 멋들어지게 해낼 자신이 없음을 알기에.

 

요리관련 책을 보면 참 눈이 즐겁다. 그리고 분명 나도 이런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해본적이 있는데 난 왜 이렇게 멋들어지게 꾸며낼수 없었던 것일까 하는 자책에 빠지게도 된다. 그렇지만 일단 내가 프로가 아니라는 것,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부담없이 글을 즐길수 있게 된다.

<즐기기 위해서는 힘 빼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흐름에 따른다면 먹을거리를 두고 괜히 힘주는 일은 필요 없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별거 아닌 단순문장인데도 많은 생각을 했다. 한편으론 맞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정말 죽을듯이 배가 고프고 뭔가를 입을 통과해 뱃속으로 넣어줘야만 스트레스가 풀릴것 같은 그 순간에 있어서도 과연 내가 기다리고 힘을 뺄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도시형 슬로라이프의 전파자라고 한다. 역시 그 이름에 걸맞게 저자는 음식을 느긋하게 즐길줄 알아야 함을 가르쳐준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밥 한그릇도 그냥 넘기지 않고 있다. 따뜻하게 지어놓은 밥이 있다하면, 소금간을 해 주먹밥을 하는 것이다.

평일과 달리 주말에는 대부분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주말중 어느 한날은 꼭 삼시세끼를 챙겨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마다 난 왜 이렇게 식사때가 빨리 돌아오나 하는 생각과 함께, 도대체 식탁을 어떻게 차려야 하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들려주는 대로, 잡곡밥을 지어 주먹밥을 만들어볼수도 있고, 흔하게 끓이게 되는 된장국에 들어가는 재료에 조금만 신경을 기울여도 얼마든지 식탁이 풍성해질수 있고, 변화를 꾀할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대부분 엄마의 몫이다. 그렇기에 항상 음식재료를 선별함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하고, 그 재료안에 들어가는 곳곳에도 가족의 건강을 위한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 간단한 불변의 진리는 알지만, 바쁘다보면 시간에 쫓겨 흔히 말하는 MSG의 유혹에 빠지게도 되는데, 마음을 다해 만들려고 하다보면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 재료만의 속성으로 얼마든지 풍요로움과 그윽한 맛을 이끌어낼것이라는 다독임도 건네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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