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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키다리 아저씨
이소영 지음 / 로망띠끄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어렸을때 좋아했던 책 중 한권이 바로 <키다리 아저씨>였다. 그때만 해도 아무생각없이 읽으면서 그냥 좋았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그 동화가 나름 로맨스였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너무 큰 기대를 했음일까. 거기다 예약주문까지 해놓고 나름 기다렸다 받은 책이기에, 도착하자마자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결코 재미없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조금.
이 책의 남주와 여주는 참 대단한 인연이다. 어쩜 운명의 실로 연결된 반려자였기에 그런 만남이 가능했을까?
대진그룹의 차남이지만 사생아였기에 집안내에서 겉돌았던 시야의 아버지. 그는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일구고 이제 좀 행복하게 잘 사나 싶었는데, 부인이 죽자 다시한번 절망하게 된다. 딸을 이복형네 맡기고 떠난 시야부를 결코 이해할수 없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부분에 다다라서 그의 보고싶지만 꾹 참을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생각하며 안쓰럽기도 했다.
아무튼 여주 시야는 9살때 강우를 만난다. 그때 시야의 눈에 비친 강우는 엄청 커다란 인물이었고, 아저씨로 인식될 정도였다. 자신이 힘들고 흔들릴때 의지가 되어줬던 사람이 시야의 아버지라는 알고 강우는 더 시야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챙기게 된다.
그렇지만 시야의 아버지가 외딴 타국에서 목숨을 잃은 사건이 일어난 후, 시야는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든다. 강우와의 연락도 스스로 단절시켰고.
시간이 흘러 이제는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 두사람.
강우는 시야가 큰아버지댁에서 얼마나 외롭게 성장했는지 알기에 시야를 더 챙기게 되고, 신화그룹의 후계자인 강우는 자신의 짝으로 이미 시야를 생각하고 있었다.
시야의 사촌언니인 채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이기적이고 못된 팥쥐모습을 보여줬다. 헛물을 켜도 어느정도지. 강우가 자신에게 어떤 일말의 여지를 준 것도 아니건만 자신의 어머니와 짜고 마치 강우의 약혼녀인척 행세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
난 강우와 시야의 사랑이야기도 재미났지만, 시야의 큰아버지 부부의 숨겨진 비밀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사람이 얼마나 간이 부어있음 남편을 오랜시간 속일수 있고, 또 남편의 위치까지 흔들려고 못된 작당을 할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부인에게 어떤 흠이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끝내 침묵했던 큰아버지 재석은 뭘 위해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우와 시야는 분명 나이차가 크다. 그런데 난 이상하게 시야가 더 듬직해보였다. 강우와 시야가 행방불명 된 사건이 있은 후 큰어머니 호출로 집에 들어가야 하는 순간이 왔을때, 시야는 강우뒤에 숨지 않고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나선다. 그게 무모해보일수도 있지만, 이제껏의 모습과 달리 큰어머니에게 할말을 똑부러지게 하는 모습이 은근 시원했다.
시야에게 있어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던 키다리 아저씨 강우가 시야의 평생지기가 된 알콩달콩 재미난 사랑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