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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평점 :
종교의 유무와 상관없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두 스님들의 대화를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정화시킬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무소유를 전파하신 법정스님과 성철스님의 나이차는 20년이다. 그렇지만 이 두분의 대화를 읽다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그리고 진정 궁금해하고 지향하고자 했던 목표들은 세월의 흐름과 무관하게 일치하구나였다.
성철스님은 꽤 엄격하시고,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허투루 시간낭비를 하지 않게끔 채찍질하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법정스님이 질문하는 물음에 대해 답을 할때는 기특하구나, 그래 이런부분을 궁금해하고 있구나 하는 포근한 마음으로 답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장에서 만날수 있는 <자기를 바로 보라>를 읽으면서, 모든 일의 근원은 나로부터 시작되고, 또 그누구도 아닌 바로 나자신이 올곧게 생각하고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진리를 위해 불교를 택했지, 불교를 위해 진리를 택한것은 아니라는 문구 앞에서 한참을 되뇌었다. 과연 나는 나자신을 어디로 이끌고 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항상 주위변화에 흔들리고 카멜레온처럼 나를 바꿔가며 적당히 적응하고 있지는 않는지에 대한 반성도 해봤다.
또 내가 항상 스님들을 뵐때마다 느끼게 되는 점이 왜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그분들의 얼굴에는 빛이 있고, 보는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그 뭔가가 있지였다. 그런데 이 문제역시도 어쩜 나자신을 잘 관리하지 못했기에 일어나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스님은 그러셨다. 모든 사람은 모두 부처이고, 맑은 거울이라고. 그런데 살아가다가 현실과 타협하고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린채 살아가다보니 거울에 먼지가 끼고 더러워져 희뿌옇게 변한것이라고. 그렇기에 쉼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욕심을 비우고 또비워내다보면 거울에 밝음이 찾아오지 않겠냐고.
맞는 말이지 싶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항상 밝음이 있고, 어떤 계산적인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얼굴에서 빛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게 바로 우리의 거울을 우리 스스로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욕심을 비워내야 한다는 것. 항상 생각하면서도 왜 그렇게도 얽매이게 되는것인지. 그리고 나자신을 그 누군가와 비교하며 닦달하지 말자 해놓고도 왜 매번 그 믿음을 저버리게 되는 것인지.
매순간 나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직시하고, 욕심내지 말고, 너무 많은 과욕을 부리지 말고, 항상 마음을 물흐르듯 고요히 다스릴수 있는 삶의 원칙을 고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던히 노력하는 자세를 갖춰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한다.
이책은 부피가 크지 않아 언제든 가방속에 쏙 넣고 다니며, 욕심을 내게 되는 순간, 갑작스럽게 나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순간이 닥쳤을때 꺼내 한줄이라도 음미하며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