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미아
하영(김현주) 지음 / 스칼렛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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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감정이입을 제대로 했을까. 아무튼 난 중간중간 코끝이 찡했다. 어쩜 이 여자의 인생은 이렇게도 박복한지. 또 이 여자는 왜 이렇게 착할수밖에 없는 것인지.

예전에는 착하면 그게 다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미련할정도로 착한것은 결코 자신뿐만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사람도 힘들게 할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여주 윤해서는 여리고 착했다. 그랬기에 이란성쌍둥이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할머니에게, 그리고 어머니에게 핍박을 받았지만 결코 그들을 탓하지 않았다. 그리고 친구들과 달리기를 하는 것이 희망사항이었던 심장이 약해 매번 죽음의 경계선에 서곤 했던 웃음이 예뻤던 남동생의 수술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그녀는 결코 자신에게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끔 한 남주의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았다. 항상 아픈 남동생 해준만을 위하는 어머니의 모습때문에 마음아파하고 외로웠던 자신을 외면했던 자신의 어머니보다 더 어머니스럽다고 생각했을 정도니 말이다.

 

매몰차게 떠난 해서를 잊은줄 알았다. 그렇지만 존경하는 은사님의 부탁으로 지방병원으로 내려왔던 진서훈은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해서를 본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을 느낀다.

진서훈에게 윤해서는, 윤해서는 진서훈에게 그들은 결코 비켜가는 인연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만나야만 했던 인연이었기에 7년이나 꽁꽁 숨어살다시피 한 해서앞에 서훈이 운명적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심장수술 경력이 있는 해서는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했고, 주치의가 진서훈으로 바뀜을 알게되자 그를 피하기 위해 정기검진일에도 가지 않는다.

검사를 하자고 해도 막무가내식으로 안하겠다고 버티는 해서를 이해할수 없는 서훈.

그는 교수로부터 그녀가 삶을 포기한 사람처럼 살아간다 소리를 듣고 오기가 생긴다. 아마도 그게 사랑의 힘이었을것이다. 처음에는 증오였겠지만 그녀를 대할때마다 심장은 떨리고, 계속적으로 자신을 떠날때 보여줬던 그녀의 모습과 상황들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네가 죽고 싶다면 난 열심히 살려주겠다라는 심정으로 해서를 찾는 서훈.

서훈을 만나 사그라들지 않는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며 놀라고, 멋있는 모습으로 성장한 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 해서.

그렇지만 그에게 정말 싸이코패스가 분명한 약혼녀 지혜가 있었고, 서훈과 해서가 헤어지게끔 한데도 고3이었던 지혜의 악랄한 장난이 있었음을 알게 되는 순간 정말 사람 겉만 보고는 모르겠구나 싶을 정도였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끔 종용했던 서훈의 어머니임에는 분명하지만 약속을 지켰기에, 자신역시도 서훈의 인생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떠날 준비를 하는 해서를 보면서 그냥 가슴이 아팠다.

 

평생을 건강하게, 해준보다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갖은 구박과 외로움을 받았던 해서에게 서훈같은 남자가 없었더라면 그녀의 인생이 얼마나 쓸쓸하고 황폐했을지.

자신을 떠난 진짜 이유에 대해 알게 된 후에는 어떻게든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고, 해서곁으로 오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서훈의 모습도 멋졌다.

 

시집살이를 해본 사람이 더 호되게 시집살이를 시킨다라는 말을 제대로 보여준 진서훈의 엄마. 그녀도 시어머니의 무시와 냉대를 받으며 오랜세월을 살았으면서 막상 며느리를 맞이해야 하는 입장이 되니 이왕이면 서훈에게 도움이 되는 배우자를 얻고싶어하는 어쩔수 없는 시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그나마 막판에 해서의 손을 잡으며 서훈을 부탁하는 모습을 보니, 무서운 시어머니에서는 멀어졌구나 싶어 안도의 숨이 쉬어졌다.

 

소개글을 읽을때 이상하게 끌렸던 책이다. 특별한 설정도 아닌 것 같았는데도 왠지 읽어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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