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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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엄마>를 읽으며 얼마나 울었던지, 그리고 그때부터 유심히 지켜보게 된 최문정이라는 작가.

그의 작품이라면 정말 무조건적으로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 이후로 아빠의 별도 읽었고, 또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도 읽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뭐니뭐니해도 <바보엄마>를 따라올만한 작품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이번 허스토리 역시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에게 있어 가장 최고의 작품은 <바보엄마>다.

이 책은 어찌보면 가족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어지는 것인지, 또 사랑이라는 것이 결코 의도한대로 결과물을 내주지 않는다라는 것을 다시금 알려준다.

만약 아주 어렸을때부터 남매처럼 서로 의지하며 지냈던 경훈과 혜인이 결혼으로까지 이어졌더라면 아마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것이다.

그렇지만 혜인은 경훈의 절친인 희성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둘의 행복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빌어주는 경훈의 뜻대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알콩달콩하게 살았더라면 또 모든이에게 고통스런 순간이 없었을것이다.

혜인과 희성은 어렵게 시험관시술을 통해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출장길에 나선 희성이 비명횡사를 하고 이 충격으로 인해 혜인마저 희성의 곁으로 떠나게 된다. 뱃속에 든 아이들은 제왕절개를 통해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었지만 각기 목적에 의해 미국으로, 일본으로, 한국으로 입양되게 된다.

물론 부모형제가 없고, 홀로 설수 없는 상태라면 마땅히 입양을 통해 새로운 가정의 일원으로 살아가도 된다. 그렇지만 그들의 입양 자체가 조건을 수반한 것이라면 그들의 운명은 피어보지도 못한채 꺾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경훈과 가장 닮았다는 이유로 경훈의 딸이 된 성은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느끼고, 유전자검사를 통해 아버지만 친부임을 알게 되고 그 혼란스러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몰라 난감하다.

그리고 일본 야쿠자의 딸로 입양된 히미코는 하필이면 희성의 죽음에 관여한 야쿠자의 아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부족함 없는 넉넉한 환경의 미상원의원 딸로 입양된 베스와 조는 물질적 풍요는 누렸을지 모르나, 베스같은 경우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양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함으로써 치욕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 죽고싶다라는 생각을 매번 하면서도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면 그 고통스럽고 치욕스런 상황이 조에게 물림될것임을 감지하고 자신이 감내하는 것을 선택한다.

이 4명의 아이들은 그 누구도 행복하지 못했다. 그들은 분명 자신이 원해서 입양된것도 아니고, 어떤 선택권이 주어졌던것도 아니다.

피로 얽히지 않았더라도 서로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끈끈한 관계만 있었더라도 그녀들은 충분히 그들이 속해있는 곳에서 행복했을것이고, 동화되어 살아갔을 것이다.

경훈은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했던것일까, 그리고 히미코는 어쩌다 야쿠자의 아들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조를 위해 여자로서의 수치를 끌어안았던 베스는 왜 침묵을 선택했을까 차라리 밖으로 자신의 상황을 터뜨릴수는 없었을까. 이제껏 행복한 삶이었다 생각하는 조에게 어느날 자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이 온전한 행복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했음을 알게 되었을때 얼마나 처절하게 무너져야 했을지 등을 생각하며 읽다보면 먹먹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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