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위하여

남자를 위하여 -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김형경 지음 / 창비 / 2013년 11월

난 책을 읽을때마다 작가라는 직업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쌓여간다. 어디서 그런 무궁무진한 소재를 가지고 오는지 그 자체도 궁금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은 자신이 겪고 보고 느낀 바들을 너무나도 논리정연하게 정리해놓았다는 점에서 매번 놀라게 된다.

특히나 심리와 관련된 책들을 읽을때면, 도대체 나도 나자신을 제대로 이해못하고 버벅댈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아무리 많은 사례를 접하고 상담했다손치더라도 어쩜 이렇게 사람의 심리를 콕콕 잘 짚어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이 책 역시 그랬다. 김형경이라는 작가는 예전에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어야만 하는 줄 알고 무대뽀로 읽어대던 시절에 소설로 만났던 분이다. 이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소설과는 좀 다른 영역에서 글을 쓰는 것을 보며, 참 대단한 능력자구나 하고 생각했더랬다.

남자들 본인도 모르는, 그렇지만 여자라면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될거라는 남자의 심리에 대해 들러준다.  남녀를 불문하고 첫사랑에 대한 추억은 아련하고, 애틋하고, 처절할지라도 결코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것 같다. 맞는 말인지 모르겠으나, 여자들은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새로운 사랑에 올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남자들은 첫사랑을 잊지 못한채 가슴에 끌어안고 있다고 한다. 왜 남자들이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좀더 객관적으로 이야기 들어볼수 있는 시간이 된다.

그리고  남자들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보이지 않는 경쟁심을 겨뤄야 하고,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을 닦달하며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내용에서는 짠하다라는 느낌도 들었다.

또 서로에게 위로를 하는 방법이 남녀차이가 있을수 있으나, 한결같이 그들이 상대에게 바라는 부분은 따뜻한 말과 부드러운 터치형태의 위로임을 가르쳐줬다. 남자들은 어쩜 여자들보다 좀 투박하고 감성적인 부분에서 약하다. 그렇기에 서로를 위로하는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한채 술을 따라주고, 술을 같이 마셔주고, 함께 취한 상태에서 어깨동무를 하는 것이 그들만의 위로방식이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것. 그렇기에 그들의 감정표출방법을 이해할줄도 알아야 한다고 일러준다.

총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중에서 난 4부 <남자의 삶과 변화>부분을 좀더 꼼꼼이 챙겨 읽었다. 나도 매번 힘들다 소리를 입에 달고 살고 있으며, 주말이면 남편에게 은근 짜증도 많이 부리고 내가 이만큼 힘들다고 토해내면서 알아달라고 칭얼거리기 일쑤인데, 내 남편 역시도 나에게 그런 스트레스를 풀어내고 싶고 또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책임감 부분에 대해 토해내놓고 싶을수 있음을 너무 간과하고 있었구나 하는 반성도 해 봤다. 한결같고 듬직하게만 보이고 내 모든 투정을 받아주는 남편에게 무한한 감사도 들었고,  여성이 주도하는 남녀관계에서 남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와 또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에는 어떤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읽고, 또 내나름대로 정리도 해볼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