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식탁
이병승 외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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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너무 아팠다. 뉴스로 숱하게 접하는 청소년 문제. 그들에게 그런 고통을 안겨준것은 누구일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왕따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견뎌내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한 청소년이 있다하자, 과연 그 청소년을 죽음으로 몰고간 가해자 학생에가만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 아이가 세상을 고루게 보지 못하고 편협한 사고의 틀에 갇혀 동급생을 괴롭혔다면 분명 우리 기성세대인 어른들의 몫도 꽤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옛말에 죽을힘이 있다면, 그힘으로 살아보라고. 그럼 못할 일이 없고, 못살아낼 이유가 하등 없다고.

그런데, 어쩌다가 채 피지도 못한 우리네 아이들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 되어버렸는지. 여린 마음을 다독여주지 못하고, 계속 상처를 내고 긁어내 결국은 막다른 골목까지 가게 했는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어느날 갑자기 죽음을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어른들이, 부모가, 친구가, 선생님이 그 아이의 고통을, 내면에서 울려오는 도와주세요라는 구원의 요청을 듣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계속 머리를 굴리게 했다. 그리고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7명의 작가들이 서로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아이들의 현상태를 담아내고 있는 작품집이다.

자살을 선택했지만, 결국 죽어서도 해결되는게 없다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괴롭다면 그냥 살아서 버티는 건데라는 후회를 보면서, 개똥밭에서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이 뜬금없이 떠올랐다.

그리고 인터넷상이라고 사람의 마음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기기분내키는대로 폭언과 폭설을 퍼붓는 행위는 철저히 근절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도대체 왜 남의 행동거지나 남의 일상생활을 까발려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는 것인지 의아스럽기도 하다. 난 책을 덮는 순간에도 가장 머릿속에 남아있던 구절이 있다. 기숙사생활을 하던 여학생의 죽음이후 모든 사람들이 왜 죽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면서, 정작 괴로워하다 결국은 죽음을 선택한 아이가 그 생과사의 갈림길에 들어서기까지 어떤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냈을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생각을 조금만 비껴서 한다면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이고, 또 상대의 모습과 행동이 새로운 각도에서 보일수도 있음을 깨달았던 질문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이순간에도 처절하게 괴로워하고 번민하고 갈등하는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에게 희망은 있다고, 지금의 괴로움이 나중에는 추억할수 있는 과거가 될수 있음을 가르쳐주고 싶다. 아이들이 혼자서 통과해야 하는 이 성장통을 현명하게 잘 견뎌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고, 그들의 갈등과 방황이 빨리 평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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