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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니카 자유 공책
니시 카나코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가족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가치 있고, 대단한것인지를 깨달을수 있게 도와준다.
8살 꼬꼬의 눈에는 북적거리는 가족들의 형태가 자신의 고독을 방해하는 요소일뿐이다. 작은 단지주택에서 할아버지,할머니,아빠,엄마 거기에 세쌍둥이 언니와 함께 살려니 자신만의 시간이 없다는 것이 꼬꼬의 불만이다.
평범한것이 나쁘다 생각하고, 또 자신만의 고독을 동경하는 꼬꼬의 모습이 어른들의 눈에는 귀엽기만 하다. 그렇지만 꼬꼬는 자신을 제외한 가족들의 모습들이 뭔가 부족해 보이고, 수다스러워보일뿐이다.
꼬꼬는 자포니카라는 공책에 자신이 나중에 써먹을수 있는 말들과 또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적는 버릇이 있다. 심지어는 학급친구인 고다 메구미가 눈다래끼에 걸려 안대를 하고 온 모습마저도 부러울뿐이다. 안대를 쓰게 되면 한쪽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뿐만 아니라, 혼자 있을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
꼬꼬의 창의력이 발산되는 공간이라 할수 있는 자포니카 자유공책이 꼬꼬에게서 사라졌다. 큰일이 아닐수 없다. 그렇지만 자유공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꼬꼬를 주위사람들은 이해해주지 못한다. 그럴수록 꼬꼬의 애달음은 깊어만 가고.
고독을 찾아나선 꼬꼬에게 폿상이 나타나면서 소녀의 희한한 발상자체를 뒤흔드는 문답이 오고간다. 폿상은 왜 꼬꼬가 불행해지고 싶고, 고독해지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다가, 그마저도 결국은 꼬꼬가 불행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한번도 불행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폿상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꼬꼬가 다른 친구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나눠주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지기도 했다. 꼬꼬는 이제 남의 불행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소한 행복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마음마저도 예쁘고 똑똑한 아이로 커갈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또 아주 뜬금없이 노트나 다이어리에 꼭 문장이 되게끔 적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단어들을 두서없이 메모해놓았다가 나중에 꺼내보면 또 그나름의 맛깔스러움이 전해질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