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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그가 스키를 타요 ㅣ 그러그 시리즈 9
테드 프라이어 글.그림, 김현좌 옮김 / 세용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아주 솔직히 난 이 캐릭터가 처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머털도사에 나오는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었다. 눈이 안보이면 참 답답하던데, 그러그가 더벅머리모양에, 무슨 빗자루형태의 삼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어, 이 캐릭터를 과연 꼬맹이가 좋아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의외로 너무 좋아하는 것이다.
내용은 참 단순했다. 눈이 내리자, 그러그는 눈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스키를 만들어 나섰다. 신나게 활강하는가 싶었더니, 그만 스키가 부서진다.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쓰러진채로 눈이 내리니까, 그러그가 눈속에 파묻히는 꼴이 되고... 그러그는 텐트를 혼자 치기도 했고, 혼자 씩씩하게 스키도 타고, 넘어져 쓰러져도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나중에 산을 내려오면서 뱅뱅 돌아오는 과정에 발견된 발자국을 보고 누구의 발자국인지 의아해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대략난감이었다.
세아이의 아버지인 작가 테드 프라이어가 그린 그러그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대단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각종 매체로 제작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러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그림책의 교재로도 활용되고 있다니 말이다.
난 무엇보다 책의 홍보하는 내용에 작가와 인터뷰한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창의적으로 살았고 항상 자연과 함께 했다는 그의 인생답게 정말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가득이었고, 그의 작품에는 모두 자연의 한 일부분이 녹아 있는 것 같아 신선했다.
이제 우리집은 꼬맹이의 성화때문에 그러그의 다른 편을 한권한권 모아야 할 판국이다. 어쩜 그 조그마한 꼬맹이가 책의 뒷면에 나오는 시리즈의 그림만 보고서도 집에 없는 책을 콕콕 잘 찝어내나 싶다.
살아오는 동안 이뤄낸 가장 훌륭한 업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아이의 아버지가 된 것이라 자신있게 답변한 작가이다 보니, 아마 그가 출간하는 모든 책들에는 아이들을 위하는 사랑과 따뜻함이 고스란히 배여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가 다른 책을 고르는데 있어서도 어떤 망설임이 없을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