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1 - 관 속에서 만난 연인
앤 포티어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상상력은 어디까지 가능할것인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하면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의 대명사가 아닐까? 그런데 그 근간을 흔든 책이 아닐까 싶다.

일단 올리비아 핫세의 둥그런 얼굴과 함께 청순한 얼굴이 전형적인 줄리엣의 모습이라 생각했던 지금까지의 생각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진 기분이 든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현대판 줄리엣의 모습을 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미인의 기준이 달라지듯이 고전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수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세련된 줄리엣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셰익스피어가 감춰뒀던 줄리엣의 광기라는 문구앞에 과연 청순가련형의 줄리엣을 어떻게 독하게 몰아갈까 싶었는데, 여전히 줄리엣은 선하고, 순수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듯해 반가웠다.

파티장이 아닌 관속에서 만난 연인이라는 부제가 딱 어울린다. 그들의 만남은.

그리고 촌각을 다투고,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위기의 순간에서도 난 로렌조수사때문에 때아닌 웃음이 나올뻔하기도 했다. 며칠 전 아이랑 함께 본 토르의 더빙판에서 토르역을 맡은 하하의 목소리를 들으며 토르 얼굴에 하하를 대입시켜 보느라 한참 웃겼던 기억이 갑작스럽게 났다.

아무튼 이 이야기의 시작은 25살 줄리가 쌍둥이 동생과 함께 자신을 키워준 이모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그 장례를 치르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면서다.

어렸을때부터 친구가 많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해내고야 마는 4분 늦게 태어난 동생 제니스에게 묘한 열등의식을 가질수 밖에 없었던 줄리.

그런데 이모할머니의 유산을 바란것은 결단코 아니었지만 모든것을 제니스에게 남기고 자신에게는 어머니가 남긴 오래된 유물을 찾으라는 편지와 함께 자신의 본명 '줄리에타 톨로메이'라는 이름으로 된 여권만을 남긴것이다.

모든것을 손에 쥔 냥 의기양양하는 제니스를 뒤로하고,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시에나로 떠나는 줄리.

 

은행의 안전금고에서 찾아낸 어머니의 유품에는 돈으로 환산할수 없어보이는 그냥 평범한 오래된 편지와 목걸이가 있을뿐이고.

오래된 편지를 읽다보니 600년동안 이어져 오는 듯한 뭔가 비밀스런 기운을 감지하게 되는 줄리.

시에나에 도착해서부터 자신을 탐탁치 않게 보는 사람이 있지 않나, 자신을 미행하고, 급기야는 호텔방을 엉망진창으로 뒤엎어놓은 미지의 인물이 있지 않나 아무튼 줄리의 하루하루는 위험천만한 줄타기를 보는 듯 하다.

소설의 진행은 현대와 오래된 편지의 시작점인 과거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병행하고 있다.

2권도 후딱 끝내야 하는데 하는 조급심을 갖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재미있는 책은 어째 두께가 있어도 전혀 그 두께가 느껴지지 않는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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