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우화집 - 고전을 읽는 즐거움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최현주 옮김 / 하늘연못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만큼이나 서양에도 참 다양한 우화들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눈에 익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때면, 괜히 오래된 친구를 만난것 처럼 반갑기도 하였다.

길어야 2장이고, 거의 1장 정도의 짧은 우화지만, 그 누군가가 그랬다. 짧은 글에 핵심이 있고, 인생이 있고, 삶이 녹아들어있다고. 그 말을 제대로 음미할수 있었다.

이야기는 각각 우리가 살아가는데 명심해야 하고, 주의해야 하는 부분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묘사되어 있다.

가장 섬뜩했던 것이 <악어의 눈물>이었다. 악어가 아이를 돌려주기 바라는 엄마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음식을 먹기전에 눈물을 흘린다는 악어. 난 악어의 눈물의 인용을 많이 들어는 봤지만, 이야기는 몰랐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고나니, 권력자나 위정자들이 마치 진실인냥 흘리는 눈물이 얼마나 가증스럽고 위선적인지 더 잘 이해할수 있었다.

이제껏 이솝우화와 탈무드만을 아이에게 읽혀주곤 했는데, 오랜만에 아이랑 함께 읽을수 있고, 아이가 지금 당장 이 내용을 이해하든 그렇지 않든간에 자주로 이야기 들려주면 언젠가는 가슴에 와닿는 날이 오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고전을 읽는 즐거움도 있다. 내가 알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잠시 망각하고 있었던 내용들을 다시 만났을때의 그 감동이란. 그게 바로 고전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60편정도의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지만 어느 하나 그냥 흘려듣고 말 내용이 아니었다. 배시시 미소 짓게 하는 내용도 있었고, 안타까운 내용도 담겨 있었다.

<눈은 왜 하얀가> 이야기도 참 인상깊었다. 하얀것의 대명사라 해도 손색이 없는 눈이 하얀색을 갖게 된 배경이 참 인상깊었다. 눈에게 색을 나눠주기 싫어했던 다른 꽃들은 하얀 눈속에서 얼어죽지만, 색을 나눠준 눈꽃은 추운 겨울바람속에도 아주 예쁜 꽃을 피울수 있다니 말이다.

또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는 독일의 시인 루트비히 베히슈타인이 힘겹게 직물노역에 시달리고 있는 여성들의 고통을 빗대어 들려준 <실 잣는 처녀>도 인상깊었다. 실을 잣는 최고의 처녀일 경우 영주의 아들과 결혼할수 있다는 것을 내걸고 대대적인 대회가 열렸을때,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처녀에게 찾아온 늙은 세 여인이 어떤 역할을 할까 궁금했었는데, 너무나도 멋진 해결책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재미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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