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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갇힌 사람들 - 불안과 강박을 치유하는 몸의 심리학
수지 오바크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1년 7월
평점 :
표현이 적절하려나 모르겠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획일화된 몸매를 갖고자 너도나도 할것없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신체부위를 성형하는 선을 벗어나 이제는 몸매까지도 최고로 만들기 위해 운동,식이요법,수술등 갖은 방법을 다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생김새나, 좋아하는 취향의 가방 및 액세서리를 공유했는데, 이제는 언론이나 각종 시청각매체에서 신이 내린 몸매다라 보도된 예가 있으면 어느 순간 그런 비슷한 몸매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외모에 대한 끝없는 갈망과 식욕을 통제하고 그로 인해 영양부족까지 겪으면서도 자신을 혹사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 심리적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동기를 준다.
신체만큼이나 아름다운 소재가 없다고 말한 미술가들의 그림을 보면 8등신 미녀미남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풍성한 몸매를 과시하는 아줌마도 있고, 또 쭈글쭈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어르신들의 모습도 있다. 그렇다면 결코 아름답다라는것이 어떤 획일화된 기준에 의한 판단이 아닐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뭐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저자가 지적했듯이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일이지, 자신의 몸을 혹사하고 또 치명적인 해를 끼치면서까지 달성해야 할 어떤 목표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나도 다이어트를 항상 꿈꾸는 사람이다. 과연 그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봤다. 진정 내가 건강을 위하는 목적이 최우선이었던가, 아니었다. 최신 유행에 맞게 나도 뭔가 관리를 잘한 사람,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 더 강한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몸의 불안증상을 일으키는 현대사회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훑어보았고, 또 우리 몸에 쏟아지는 각종 공격들에 적절하게 대응할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해 일러주고 있다.
엄마가 매순간 다이어트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가 자신의 몸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가질수 있다는 이야기에 뜨끔했다. 물론 난 그정도로 독하게 하는 편도 아니지만, 가끔씩 "살은 찌기 쉽지만, 빼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엄마도 잠시 방심했더니 이렇게 쪄버렸어. 그러니까, 먹는 것 조심해야 해"라고 잔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말에 담긴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게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다가갈수도 있겠다 싶어 앞으로 조심해야지 싶다.
저자는 우리 몸이 그대로 아름답다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고, 또 아름답지 못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중문화의 조작된 이미지일수 있다고 자각하라고 일러주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난 자신이 충분히 그러한 사실을 인지했다면 몸을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신의 몸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할 의무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