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하프 위크 에디션 D(desire) 3
엘리자베스 맥닐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이 책을 왜 읽었나 싶다. 뭘 찾아보려고 했을까도 싶고.

영화 <나인 하프 위크>를 보면서 저런 사랑도 있기는 하구나를 느꼈고, 미키 루크라는 남배우와 킴베싱어라는 여배우에 대해 놀랍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은밀한 욕구를 감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남녀가 벌이는 사랑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물론 개개인별로 취향도 다르고, 성적 판타지도 다르기에 일일이 다른사람에게 자신들만의 사랑을 이해받으려 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를 넘지 않았나 싶기도 하였다.

 

책도 영화만큼이나 쇼킹한 문체를 드러내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일단 스크린으로 만났던 <나인 하프 위크>의 위력이 너무나 대단했기에, 솔직히 책은 신선하지는 않았다.

 

겉으로 봐서는 뭐하나 남과 다를것 없어보이는 남녀는 참 우연하게 만난다. 거리축제에서 잠깐 스쳐지나가는 사이일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첫눈에 끌릴 정도의 매력들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어울리게 된 두사람은 꿈보다도 더 비현실적인 사랑을, 애정행각을 9주일 반가량 지속한다. 9주일반이라고 하면 석달이 못되고, 두달하고 한1주반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그 기간동안 그들은 정말 치열하게 사랑했고, 도저히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할수 없을 정도의 강도로 서로를 갈망했던 것 같다.

 

낮과 밤의 행적이 너무나도 다른 여자가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왔을때, 과연 적응 할수 있을지 의문스럽기까지 했다. 낮에는 멀쩡한 직장여성으로, 밤에는 완전히 다른 여자의 모습으로 살아봤으니, 아마 먼 훗날 그때를 회상하며 '나에게 정말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앓게 해준 남자가 있었지...'하고 회상하게 될까?

 

매질을 하고, 수갑을 채우고, 물건을 훔치게 종용하고, 심지어는 마사지사에게 돈을 주고 자신을 폭행하게 하는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해가 되지 않는 남녀의 심리를 읽어나가려니 솔직히 불편한 마음도 있었다.

남자의 이상한 행동을 거부하려고 할때마다 그는 항상 그녀를 내치려고 했고, 내침을 당하지 않으려고 다시 그 남자의 부당한 행동을 받아들여야 했던 그녀가 어느날 느꼈던 그 두려움은 아마 평생동안 그 강도를 벗어나는 감정은 없을거라 단언하겠다.

아련하지만, 영화속에서도 여자주인공이 남자를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는 모습이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였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항상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이상으로, 아니 그것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경심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책속의 여주인공도 그랬다. 자기는 다시 책임감을 되찾았고, 나이에 걸맞게 어른으로 살아간다고...

 

인간의 에로티시즘과 욕망을 말하는 ‘그책’의 문학 시리즈의 세번째인 <나인 하프 위크>는 어찌됐든 책보다는 영화가 좀더 낫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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