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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4 - 고려가 통일 시대를 열다 (918년~1400년) ㅣ 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시리즈 4
이혜옥 지음, 한창수 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2월
평점 :
고려의 전성기를 볼수 있는 책이다. 민족통합을 다지고 민족문화의 기반을 마련한 고려시대의 이모저모를 살펴볼수 있었다.
고려는 드라마의 소재로도 꽤 많이 다뤄져서인지, 낯설지 않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1징 <고려의 건국과 성장>에서는 후고구려 궁예의 부하였던 왕건이 세력을 키워 마침내 고려를 새롭게 세우는 것에서부터 발해의 유민까지 아우르는 통일왕국을 건설하고, 대외적으로 활제국임을 선언한 후 나라의 기틀을 새롭게 다져가는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왕건이라는 인물은 알면 알수록 참 집념이 대단하고, 야욕이 대단했던 것 같다. 천하의 궁예조차도 왕건의 그 숨은 야망을 빨리 깨닫지 못했으니 말이다.
내가 여자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고려시대 여성의 모습이 지고지순하여, 항상 남자에게 순종하는 그런 여리디 여린 모습이 아니어서 너무 반가웠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나, 스스로의 힘으로 증식한 재산에 대해서는 남편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건드릴수 없었고, 집안의 재산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기록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그만큼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자립으로 생활할수 있는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 말이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어찌보면 현대 여성보다도 더 계산에 빠르고, 냉철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때 조금만 여자들에게 바깥활동에 대한 문을 열어주었더라면 정말 놀랄만큼의 경제발전을 가져올수도 있지 않았을까?
2장 <고려의 전성시대>에서는 500년동안이나 나라를 유지하면서 발전을 이뤄내 주변나라들이 다 자기에게 복종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중국마저도 함부로 넘볼수 없게끔 내실있게 나라를 꾸린 정말 호화찬란했던 고려의 전성기를 엿볼수 있는 내용이 한 가득이었다.
3장 <무신정권과 몽골의 침략>에서는 무신들이 왕과 문신들을 몰아내고 세운 무신정권과 이로 인해 생긴 새로운 질서로 세상판도가 달라질수 밖에 없었던 실정과 몽골의 침략에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변화라는 것이 질서를 어지럽히는 듯 보일지라도 결국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데 기초석이 된다는 것도 공감가는 말이었다.
4장 <고려의 멸망>에서는 100년 정도 원의 간섭과 영향으로 인해 서서히 몰락해가는 고려의 모습과 함께, 원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고려를 만들어보려 했으나, 결국은 새로운 왕조를 세우는 과정을 거칠수 밖에 없었던 내용을 접하게 된다.
많이 안타까운 역사였다. 원의 비위를 거스르면 왕마저도 자리에서 쫓겨날수 밖에 없었던 그 비굴했던 역사의 뒤편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욕심많은 우리 민족중 누군가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더 화가 났다.
왜 우리나라를 남에게 다스려달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할수 있었는지, 그 사람의 뇌구조를 한번 살펴보고 싶을 정도였다.
아무튼 이렇게 고려는 500년 전통과 함께 많은 문화유산과 놀랄만큼의 성장한 민족의식을 보여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