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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 물주기 - 반짝이는 순간을 쓸고 닦고 물을 주는 일
공혜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5월
평점 :
제목 자체에서 풍기는 멋이 있다. 뭔가 가르치려 든다거나, 또 깨달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글자 그대로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감성에게 물을 주라는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정말 사는 것에 치중하다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있음을 문득 깨달을때 찾아드는 그 허허로움을 미리미리 화분에 물을 주듯 감성에 물을 챙겨주다 보면 달랠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빡빡한 일상과 별반 다를것 없이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일상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혹자는 그럴것이다. 별탈없이 무탈하게 하루하루를 보낼수 있는 것도 복이라고. 그 말에 굳이 반박을 하지는 않겠다. 나도 그말이 맞다고 보기에.
그렇지만 최소한 어제가 오늘 같고, 또 오늘이 내일일것 같은 그런 일상을 살더라도 찰나의 기쁨을 맛보고, 옛날 잊어버렸던 감성을 되찾아 아주 잠깐이라도 지저귀는 새소리에 귀기울일수 있고, 나무의 푸르름을 반겨할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성에 물주기는 잘 되었다 할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난 저자에게 관심이 갔다. 이 분은 과연 어떤 일상생활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책에 소개된 100가지의 방법을 모두 실현해봤을까, 책을 출간 이후 몇가지의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네잎클로버를 찾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보내 행운을 빌어주기라는 것은 학창시절때 많이 해봤던 것 같다. 네잎클로버를 찾기란 힘들었고, 책갈피에 장미꽃잎을 말려 그 꽃잎을 코팅하여 편지와 함께 보낸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이제는 편지를 거의 쓰지 않는다. 간단한 이메일이 있기에. 더 간단한 문자메시지가 있기에.
갑자기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게 언제가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올해가 가기전에 시도해 볼 생각이다.
나도 꽤 혼자놀기의 진수라 칭할수 있는데, 나도 몰랐던 새로운 방법들이 많이 제시되어 있어 이것을 한개씩 따라하는 재미도 대단할것 같다.
남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일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굳이 남의 눈에 비쳐져 근사하다거나 대단한 평가를 받을 필요는 없기에, 소소한 일상에 촉촉한 물줄기를 뿌려 신선함을 유지하게끔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싶다.
나도 나만의 혼자놀기 방법, 또 일상속에서 깨달았던 유쾌하고 재미난 놀이방법을 리스트로 작성해봐야겠다. 잊혀졌던 것을 다시 새롭게 시작할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고, 그러한 시간을 통해 잠자고 있던 나의 감성도 어느새 촉촉한 물줄기와 함께 한뼘이나 더 훌쩍 자라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