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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이야기 - 가수 이기찬의 서른 그리고
이기찬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난 책을 읽음에 있어 약간 편독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고집하는 것 같다. 그런데 또 어떨때보면 그러한 고집이면에 또 고집하는 것이 있다.
그게 바로 대부분의 사람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각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에세이를 즐긴다는 것이다. 어떨때는 나에게 '그런 책도 읽어?'라고 묻는 동료가 있곤 했다. 물론 그들의 눈에 비쳐진 그 책은 그냥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 누군가가 아마도 대중의 인기에 편승하여 한몫 챙기고자 하는 그저 그런 이야기를 늘어놓은 책으로 비쳤을수도 있다. 그렇기에 굳이 난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내가 이 책을 읽는 이유는 하고 설명하고 싶지 않다.
난 그들의 알려진 이미지 외에 숨겨져 있는, 그들만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며 그들도 나와 같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임을 느끼며, 또 그들이 느끼는 어떤 감정에 대해 공감을 하며 한층 더 가까워진듯한 느낌을 받는 것 같아 좋아한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이기찬이다. 솔직히 난 그를 처음 데뷔했을때부터 좋아하지 않았다. 더 솔직히 말하면 아예 존재감을 몰랐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나중에나중에 알게 되고, 그의 부드러운 음색과 소년같은 천진난만한 수줍은듯한 그 미소에 반해 좋아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난 그가 일본에 진출했고, 또 부단히 노력중이라는 것을 알았다. 워낙에 한류스타가 많아진 지금 그의 이름과 활동내역을 들은 기억이 없어서.
그는 조금씩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가 추구하는 음악세계는 한층 극에 달해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도 나이를 먹고, 나이먹은 것에 대한 책임감을 다하기 위해 노력중인 모습이 참 아름다워보였다.
노래순위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을 경우 그 1등 수상자가 선후배들에게 한턱을 쏘듯 뒤풀이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연예계사회도 우리네 직장인들의 세계도 하나 다를것 없음을 느꼈다. 어찌보면 요즘은 너무나도 바삐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활동하느라 동종업계 종사자들끼리도 서로 친해질 시간이 없어보여 안쓰럽기까지 했다. 너무나도 철저히 개인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안타까움이 보여 연예계에 있는 사람들도 사뭇 외롭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전 채동하의 죽음을 들은 터라 더 마음이 안좋았다. 그래서 절대로 그들의 세계를 화려하다고, 멋지다고 부러워하거나 또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그들의 삶을, 그들만이 추구하는 예술의 세계를 험담하지 말아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한가지 부러운 것은 있었다. 어찌보면 아직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은 그가 벌써 30대 남자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수 있음에 부러웠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반추해보며 과거를 멋지게 정리도 해봤을 것이고, 다가오는 30대를 어떻게 살아갈것인지 멋진 계획표도 세웠을것이다. 그러한 내면의 세계를 멋진 글솜씨로 남겼고, 그러한 흔적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격려받고, 응원받을수 있지 않은가?
독서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자신만의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그. 이번에는 자신의 색깔과 감성을 글로 보여줬으니, 조만간 또 멋진 음악으로 찾아와 우리를 편안한 휴식처로 안내할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