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나게 시니컬한 캄피 씨
페데리코 두케스네 지음 / 이덴슬리벨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일단 새로운 나라의 새로접하는 작가가 기술한 책이라 신선하다. 그리고 변호사라는 전문직 종사자도 그저 평범한 직장인과 다를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구나 라는 동질감도 느낄수 있어 좋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책소개에서 이탈리아 전역이 낄낄댔다고 했으나 정서의 차이인지 모르겠으나 어느 시점에서 웃음을 날려야 할지 조금 난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읽어볼만 한 책이다.

일단 책표지가 약간 만화풍을 띠고 있어 재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구나! 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게끔 해준다.

이 책이 발간되기까지의 과정이 참 재미있다. 익명의 변호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일상을 공개했던 것이 화제가 되어 결국엔 소설로까지 발간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남을 변론하고, 보호하는 변호사라는 사람이 합법을 주장하는 로펌을 다니면서도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는 보장받지 못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라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밀라노의 대형로펌에서 일하는 젊은 변호사 안드레아 캄피 씨. 밖에서 그를 볼때는 멋지고 화려한 삶을 누릴것 같아 보이지만, 정작 안을 들여다보면 그날이 그날인 그저 그렇게 지극히 평범하게 시간에 쫓기며 하루종일 커피를 마셔대고, 야근하며 집에 와서는 분재 하나와 함께 벽과 대화하는 것이 전부인 지지리도 궁상맞은 사람이다.

이러한 그에게 동료가 퇴사하면서 얼떨결에 맞게 된 초대형 프로젝트. 그 일때문에 단순했던 그의 일상이 점점 꼬여가게 되고, 그 와중에 사랑이 찾아들고.

그제서야 자신이 일의 노예가 되어 꼭두각시 인형처럼 살고 있음을 깨닫고 뒤늦게 인생독립을 선언하는 것이다.

캄피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가 겪고, 또 주위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직접 들었던 사건들이다. 그래서 더 친숙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흔히 직장내에서 하소연하고, 수다거리고 삼았던 대화의 주제들을 찾게되는지도 모르겠다.

블로그에 올린 일기처럼 그냥 편하게 솔직하게 들려주는 48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무겁고 무서워 보일수 있는 법조계의 비리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로펌내 근무하고 있는 전문직 종사자의 이야기를 일상의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캄피씨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나의 직장내 태도와 행동반경을 생각하게 되었고, 겉으로 드러나고 남의 눈에 비쳐졌을때 얼마만큼 멋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과연 얼마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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