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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코드 - 너와 나를 우리로 만나게 하는 소통의 공간
신화연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참 재미나게, 쉽게,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일단 난 이 책의 부제가 참 맘에 들었다.< '너'와 '나'를 '우리'로 만나게 하는 소통의 공간!> 너무 멋진 표현같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사회속에서 너와 나를 아우르는 우리라는 존재로 묶이고 같이 사고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그 중간지점 쯤에 완충지대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 서로에게 다 좋은 그런 지대를 만들수 있다는 느낌이 왔다.
부끄러움이라는 단어 자체에 담긴 부정적이고, 약간은 뒤처지고, 또 약간은 소극적인 그런 뜻만이 아니라... 그러한 부끄러움을 어떻게 일상생활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할 지 도와준다.
책소개에 이런 말이 있었다. 이 책은 '사회과학적 시각으로 바라본 시사적 한국문화 읽기'이고, 점점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부끄러움을 조명하여 그 복원을 위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부끄러움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은 저주일수도 있지만, 어떤 식으로는 축복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잘못을 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뻔뻔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그 잘못이 아무리 소소해도 용서해주고 싶지 않은 반면에 제대로 부끄러워하고 반성하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울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 모두 한번 이상씩 이런 경우를 겪어봤음직하다. <얼굴에 나타나는 부끄러움은 결국 '너'에게 보내는 '나'의 소망의 메시지다.>(p38)
부끄러운 일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능력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능력인 것 같다. 이러한 인간만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한다면 결코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삭막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물론 그러려면 일단 부끄러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회적 편견을 버려야 한다.
저자가 말했듯이 부끄러움은 인간 본연의 선한 마음을 회복하게 해주는 감성이며 인간 사이의 소통을 밝혀주는 감정이므로 결코 부끄러워하는 행위를 숨긴다거나, 부끄럽다고 안으로 삭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
많은 부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그래도 난 안으로 삭히는 그 버릇을 쉽게 고칠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서서히 변화하려고 노력은 할 것이다. 그래야 이 고마운 책을 읽었다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사견을 덧붙이자면, 왜 책표지의 그림이 여인의 뒤태였는지 모르겠다. 제목과 연관되게끔 구성을 했을수도 있지만, 어째... 부끄러움과는 맞지 않아 보였다. 뭔가 깊은 뜻이 있을텐데,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 내 자신이 그냥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