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악원, 우주의 선율을 담다 - 처음으로 읽는 조선 궁중음악 이야기
송지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했던가? 왠 뜬금없는 소리냐고? 솔직히 장악원이라는 존재 자체를 몰랐던 나로써는 텔레비전이 고마웠던 시간이었다.

MBC 인기 사극 「동이」를 통해 장악원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또 그곳에 대해 궁금증이 시작될 무렵에 접하게 된 책이기 때문이다. 분명 그전부터 역사속에 존재했고, 그 분야를 연구하고 해석했던 사람들이 많았을텐데... 이제껏 회자되지 못하다가 드라마를 통해 수면위로 올라온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되었든 몰랐던 사실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것은 꽤 흥미롭고 재미난 일이다.

조선시대 음악기관이라 할 수 있는 장악원. 지금의 음악과 비교했을때 그당시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뜻은 꽤 포괄적이었던 것 같다. 그랬기에... 음의 이탈을 두고 변괴라 칭하고 무서워했으니 말이다.

지금은 즐기고 따라하는 문화의 일종이라 한다면, 그때의 음악은 하늘,땅,사람이 한데 어울려 우주의 원리를 담아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 우리나라 음악이지만 솔직히 책을 읽는내내 낯설고 어렵고 그랬다. 궁중음악이라는 것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고, 또 그 장악원에 일하는 악공과 악생이 이른바 오늘날의 3D직종이었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은 구분이 되었구나 하고 느끼게 했다.

특히나 조선의 대표 음악가 10인의 고군분투기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느낄수 있는 편이었고, 조선시대 음악가들의 희로애락이 숨쉬고 있는 장악원의 풍경을 다루는 장은 궁중음악에 대해 그 멋과 재미를 알아갈수 있게 해주었다.

드라마 [동이]에서 초반에는 장악원에 대해 어느정도 비춰주는 것 같다가, 지금은 흐지부지 되어 버려 궁금증이 더해졌었는데, 이 책을 통해 장악원에 대해 어느정도 알아낸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또한 마지막 장에는 조선의 대표 악기들이 등장하는데, 이름은 낯익지만 결코 그 악기에 담겨져 있는 역사와 구조는 몰랐었는데, 거기에 덧붙여 악기제작에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소개해주고 있어 뭔가 풍부한 정보를 수집한듯한 벅참을 느끼게도 해주었다.

단순히 악기의 역사와 구조를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악기에 전해지는 유래와 악기 제작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 당대 악기 연주의 달인들 이야기 등이 곁들여져 악기를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책의 구성도를 살펴보면 그냥 장악원의 풍경에 대해 글로 읊조린 것이 아니라, 궁중음악의 절제되면서도 화려한 세계를 보여주는 풍부한 삽화를 곁들여주고 있어 눈도 즐겁게 해주는 책이었다.

아주 솔직히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지는 않으나 이제껏 몰랐던 분야에 대해 수박 겉핥기 식이라 할지라도 알아간다는 묘미가 있는 책이니, 한번쯤은 관심을 가져줘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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