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사는 너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나중길 옮김 / 살림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해전 [시간여행자의 아내]라는 책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영화로도 나왔던 오드리 니페네거의 6년만의 장편소설이다.

가족간에 있을수 있는 이야기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해야 할까?

런던의 유서깊은 유적지 하이게이트 묘지공원과 이모의 상속조건을 따르기 위해 쌍둥이 자매가 살게된 고급아파트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어찌보면 현실을 초월한 신스런 로맨스가 아니었나 싶다.

[시간여행자의 아내]에서는 '시간'을 변형시켰는데, 이번에는 '죽음'을 변형시켰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어디인지, 과연 그 죽음의 세계를 인간이 감히 건드릴수 있을지 궁금하기까지 했고,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에 다시한번 헉! 하고 놀랐다.

평범하게 살아오던 쌍둥이 자매 줄리아와 발렌티나에게 날라온 엄마의 쌍둥이 자매 엘스페스 이모가 남긴 유언장은 그들에게 결국 득이 되었을까,  독이 되었을까?

엘스페스 이모가 쌍둥이 자매의 부모를 아파트에 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단 이유를 줄리아와 발렌티나는 과연 어떻게 해석했던 것일까?

그리고 그 고급아파트에 살고 있는 남자들과 사랑에 빠진 쌍둥이 자매들~

한 가족의 구성원이지만, 정말로 각각 성격과 이상이 다르다 보면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간섭하고 또 지배하려 들고, 또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성향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 않나 싶다.

쌍둥이는 정말로 성격이 아무리 180도 다르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부재를 느낌으로, 뭔가 영혼의 교류형태로 느낄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했기에, 서로 그렇게도 둘 사이에 흐르는 관계형성에 지겹다 생각하면서도 결국은 상대의 부재 자체를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짜안! 했다.

그리고 어쩜 그렇게 표지그림도 줄리아와 발렌티나의 성격에 맞춰 잘 설정했나 싶다.  너무나도 당당하게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노려보는 여자는 동생의 모든것을 좌지우지 하려 한 줄리아일것이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자는 언니의 지배본능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발렌티나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공간을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 기거하는 영혼 엘스페스. 그녀가 과연 찾고가 했던 것은 진정 무엇이었을까?

영혼이 방에 있냐고 묻는 줄리아에게 "내 생각에는 여기에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영혼은 대체로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어"라고 말하는 발렌티나. 그리고 조카들이 자신의 존재를 믿게 될거라 기뻐하는 엘스페스를 보면서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혼자였을까?

문득 한밤중에 마치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때 이 문구가 떠오르면 서늘해질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은 독특한 성격의 인물들과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는 영혼 엘스페스가 펼쳐보이는 서로 다른 사랑과 질투 또 연민등을 함께 느낄수 있었던 것 같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어떤 공간이 있다면 그리고 영혼세계를 느낄수 있다면 우리 인간은 과연 어떤 감정의 흐름을 갖게 될까?

죽음은 단지 또다른 시작일뿐이고, 그녀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는 표지뒷면의 문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과연 오드리 니페네거가 다음번에 들려줄 사랑이야기는 어떤 경계선을 무너뜨린 소재를 다룰것인지 너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