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심리학

유혹하는 심리학 - 조종하고 현혹하는 심리학을 의심하다
스콧 릴리언펠드 외 지음, 문희경.유지연 옮김 / 타임북스 / 2010년 4월

부쩍 심리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각박해져가는 인간관계속에서 어떤 실낱같은 희망메시지를 찾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가장 부대끼고 가장 힘들어하고, 가장 큰 스트레스의 주범이 나이외의 다른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서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과 경쟁심일것이다. 그러기에 좀더 상대를 알고 싶고, 상대의 행동하나하나, 말한마디한마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해석하려 드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도움을 얻고자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닐까?

물론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가 그런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읽었든 들었든, 텔레비전이나 케이블방송을 통해 보았든 익히 알고 있는 심리적 배경들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아니면 침소봉대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와 논리적 사고를 통해 잘못 알고 있는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반전을 하게끔 하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언젠가는 그 누군가에 의해 충분히 뒤바뀔수 있다는 요소가 깔려있으므로 100% 맞다고 할수는 없다. 그저 광대한 심리학의 분야에서 참 여러가지의 해석이 나오고 있음을 알고, 재미있게 심리학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싶다.

인간이 뇌를 사용함에 있어 10%를 사용하네, 30%를 사용하네 말들이 참 많다. 그렇지만 10%를 활용하더라도 어디에 기준을 두고 얼마만큼 효용성을 발휘하냐에 따라 100% 뇌사용자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나는 하면서 책을 읽었다.

책의 구성은  총 11단락으로 되어있다. 우리가 이제껏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소재들을 하나하나 수천건의 서적과 논문과 연구를 토대로 분석해놓은 것이다.

①브레인 파워 _ 뇌와 인식에 관한 오해들

②요람에서 무덤까지 _ 발달과 노화에 관한 오해들
③기억과 기억력 _ 기억을 둘러싼 오해들
④지능과 학습 _ 배우고 익히는 것에 관한 오해들
⑤의식과 사고 _ 우리의 의식 상태에 대한 오해들

⑥정서와 감정 _ 우리의 감정과 동기에 관한 오해들

⑦사회적 동물 _ 대인관계와 인간행동에 관한 오해들

⑧자신에 대한 이해 _ 성격과 자아에 관한 오해들

⑨정신적 질병 _ 정신장애에 관한 오해들

⑩범죄심리학 _ 범죄와 범죄행동에 관한 오해들

⑪심리와 치료 _ 정신과 병원, 심리치료에 대한 오해들
이 목차만 봐도 참 많은 오해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책의 저자도 이 오해를 바로잡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아이 엄마인 내가 가장 먼저 펼쳐보았던 내용이 아기에게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면 머리가 좋아진다 편이었다. 태교를 중시하여 태교책,태교음악,태교운동,EQ발달을 위한 운동 등등 갖가지 태교법이 등장하고 있는 요즘 초지일관 흔들리지 않고 있었던 진리였는데, 이 책은 그러한 주장을 가뿐히 뒤집는다.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 임산부들도 내 아이를 위해 열심히 모차르트 음악을 듣고, 클래식음반을 뒤적였는데, 아기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보편화된 상식이 오해였다면 정말 크게 실망할 것 같다.

그렇지만 또 우리가 누군인가? 생각의 소유자이고, 생각의 주체자 아닌가? 남들은 미신이라고 할지라도 나자신에게 믿음을 주고, 안정감을 준다면 그 사실만으로 만족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언젠가는 그러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충분히 나올수 있다. 어른인 나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왠지 숙연해지고, 마음의 고요함과 또 하는일에 집중력이 높아질때가 더러 있으니 말이다.

'화를 참기보다 터뜨리는 편이 낫다'라는 편은 참 의아스러웠지만 마침내는 그래~! 하고 공감하게끔 했다.

우리 어머니 세대들이 가장 많이 끌어안고 있는 병인 화병이 아닌가 싶다. 말못하고, 꾹꾹 눌러참고 인내하다 노년에 이르러 그게 병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이 말에 큰 신뢰를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타인을 향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분노를 표출하게 부추기면 실제로는 공격성이 더 강화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보면서 참 쉽지 않은 심리학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결국은 무조건적인 분노를 외부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의 근원을 밝혀내 건설적인 문제해결과정이 수반되어야 긍정적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이다. 무슨 일에든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또 확실하게 의사표현하는 것이 큰병 키우지 않는 가장 정확한 방법인것이다.

각 주제가 끝나고 나면 탐구해볼만한 심리학 신화들이란 제목하에 허구와 사실을 비교해 놓은 비교표가 있는데, 어느 항목이든 과학적근거가 정확하고, 100% 진실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부분은 없다. 수많은 연구와 검증결과를 거친 것이어도 말이다.

그렇다고 하여 이 책에 저술된 내용이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많은 비교치를 두었고,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또 잘못 알고 있던 상식에 대해 새로운 전환점을 갖게 된다.

충분히 즐기면서 읽어볼 만한 책이지만, 또 이 내용에 너무 푹 빠져도 안될것 같다. 언제 또다른 이론이 제시될지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