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뙈기의 땅

한 뙈기의 땅
엘리자베스 레어드 지음, 정병선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3월

전쟁터속에서도 아이들은 자라고, 그들의 생각은 커가고 있었다.

얇지만 참 가슴 찡하고 밝게 웃음짓게 하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저자가 일단 대단하다 싶다. 솔직히 작가들은 소재를 평범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는 것 같지 않다. 그래서 대단하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게끔 한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거주지를 라말라로 옮기고, 또 이스라엘 압력단체들이 출판사에 인쇄중지요청을 했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내놓았으니 참 대단한것 같다.

이스라엘의 점령속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이야기인데, 이 책은 안네의 일기와 같은 성향을 띠고 있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도 심각했으나, 이 내용도 거기에 견주어 결코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전쟁이라는 명제를 거부하게 만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떼어 생각해볼수 없는 정도다. 종교,이념의 차이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오래된 그 암묵적인 관계가 정녕 개선될수 없는 것인지 많이 답답하다.

주인공 카림이 10사지 소원을 쓰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곧이어 절대로 되고 싶지 않은 10가지도 기재하는데, 정말 아이스러운 생각이었고, 그의 다짐하는 모습이 그려져 웃음짓게 했다.

카림이 원하는 축구선수가 되려면 축구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들에게는 뛰어놀만한 공간... 정말 책제목처럼 한 뙈기의 땅도 허용되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장을 만들기 위해 폭격으로 인해 생긴 건물의 잔해와 쓰레기더미를 치워 그들만의 공터를 완성하지만, 이스라엘군의 탱크앞에 다시 잔해더미로 무너지고...

카림의 인생목표 9번째에 기재한 살아남기와 되고 싶지 않은 10번째 항목 죽는 것은 서로 정반대의 성격으로, 아이가 죽음이라는 공포와 얼마나 가깝게 부딪치고 있는지가 느껴져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 소설의 끝맺음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과 분쟁속에서도 아이들은 자신들이 일구려는 축구장에 대해 결코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안고 계속 시도할거라는 메시지를 남겨준다.

그 누가 옳다고 할수 없는 전쟁~ 그렇지만 그 전쟁의 피해자가 한창 커나가야 할 어린 아이들이어서는 안될것이다. 모든 어른들이 지켜주고, 그들의 꿈을 위해 배려해주는 그런 평화스런 시간들이 온곳에 퍼질수는 없는 것인지...

'그들이 무슨 짓을 하든 우리가 이 땅을 버리고 떠나서는 안돼. 끝까지 이 땅을 지키며 살아야 해.'하고 다짐하는 카림의 모습이 떠올라 대견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랬다. 또한 떠나는 친구 조니에 대해서는 아쉬운 맘을 가지면서도 다시 정돈해서 가꿔야 할 축구장과 그 어떤 어려움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그들만의 공간을 꾸밀 계획을 세우는 카림같은 아이들이 많이 있기에 이 세상에 평화가 찾아올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감히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