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왜 검찰은 왜 - 박연차 게이트와 법조 출입기자의 188일
박희준 외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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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연차 게이트에서 시작하여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관련 사건까지의 흐름을 기자의 시각으로 최대한 현장감을 살려 다큐형식으로 기록해놓은 것 같다.

솔직히 책을 읽고 난 후 서평쓰기까지 이렇게 부담이 되고, 단어한개한개에 조심을 기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혹여 정치색을 띤다거나, 어떤 한쪽만을 옹호하는 글을 쓰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연차 게이트 사건을 보는 시각이 그당시 너무나도 판이하게 두갈래로 나뉘었기에 조심스럽다. 법앞에서의 평등을 주장하며 전직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공정하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주의와 전직대통령 죽이기 위한 표적수사라는 주의로 나뉘지 않았나 싶다.

어느쪽이 좀더 사실일지는 모르나 어찌되었든 결론은 전직 대통령의 죽음으로 치달았고,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어느누구도 홀가분한 마음을 가질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 것 같다.

노 전 대통령과 시퍼렇게 대립각을 세워 온 조선·동아·중앙일보도 '서거'를 택했다. 하지만 '투신자살'이라는 표현을 쓴 신문도 있었다. 대부분 신문사가 용어 선택 과정에서 적잖은 고민을 했을 터이다. '투신자살', 사실보도 원칙에 입각한다면 사건 내용을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는 단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가장 가치평가가 개입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 단어에 가장 많은 가치평가가 들어있다. '투신자살'이라는 표현에는 전직 대통령의 죽음과 예우를 따로 떼어 별개로 본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반면 '서거'라는 표현에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 보수냐 진보냐의 입장을 떠나 전직 대통령의 죽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가치평가가 전제돼 있다.

(/ p.32)

노전대통령의 죽음을 표현함에 있어 ‘서거’와 ‘투신자살’이라는 단순 단어의 표기에 있어서도 많은 이해관계가 있다는 내용을 읽고 기자들의 어려움을 느낄수 있었다. 이러한 사건일지를 정리해놓은 법조 출입기자들이 작성한 188일의 기록들이 사건의 전말을 완벽하게, 객관적으로 실제적으로 재연했을수는 없겠으나, 검찰수사를 가감없이 본대로 어떤 감정 개입하지 않고 서술한 것 같아 부담없이 물흐르는 것처럼 그때 그당시의 사건발달사를 읽어낼수 있었다.

청렴과 원칙을 신조로 살아왔다고 다짐한 전직 대통령으로써 부인과 자신의 친구(?)같은 동지들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또 앞으로 받아야 할 지경에 다다랐을때의 그 막막함. 모든 상황에 대한 종지부를 찍기(?) 위해 선택한 그 결론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번민과 경우수를 생각했을까 생각하면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어떤 정치노선을 떠나 마음이 아프다. 그분의 서거 소식을 특보로 전해 들었을때의 그 소름돋침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 옛날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초야에 묻혀 풍류를 즐기며 살다간 그당시의 정치인(?)은 참으로 현명한 선택을 했구나 하는 뜬금없는 생각도 해 봤다.

이 책은 서문에 밝혔듯이 전직 대통령의 서거라는 역사적 비극을 부른 사건이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고, 그과정에 언론은 어떤 입장으로 보도했는지에 대해 기자들이 수사과정을 보고 그 내용을 담은 것이다. 그렇기에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1주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그당시의 급박하게 돌아갔던 박연차게이트 사건일지를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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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04-2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