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

Her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
김의담 글, 남수진.조서연 그림 / 글로벌콘텐츠 / 2010년 4월

멋진 자아실현을 한 작가의 책을 읽었다.

책을 좋아하고, 작가를 동경하는 내 입장으로써는 김의담작가의 필력과 또 당당히 한권의 책으로 탄생됨에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본인의 이름을 알리고자 했던 목적을 200% 이상으로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이 책은 내용이 가볍다. 그렇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절대 가볍지 않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한다. 또 글과 그림으로 표현된 그림에세이다.

물론 그림이 독특하다. 색채가 너무 강하고, 파격적이어서 처음부터 편안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친근함이 더해지는 그림이었다.

결코 거창한 내용으로 메워놓지 않고, 우리가 언제 한번쯤은 읽고 지나왔고 또 내가 한번쯤은 끄적였음직한 내용들이라 거부감없이 읽혀졌는지도 모르겠다.

읽어나갈수록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책의 구성은 상처,이해,성숙 이렇게 3부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소제목으로만 가지고도 내용을 어림짐작할수 있다.

상처받은 영혼이 수많은 시련과 역경을 견뎌내며 상대를 이해하게 되고 결국은 성숙의 단계에 이른다는...

상처편에 나온 내용중에 어쩌라는 건지가 있다.

공감이 갔다. 그냥 독백식으로 읊조렸다고 해도 될것이다. 내가 살아가고 있음에 대해 주위에서 어떨때는 이러한 잣대를, 어떨때는 저러한 잣대를 대며 이러쿵저러쿵 하는데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정말 대단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있듯이 똑같은 상황을 봄에 있어서도 각자가 들이대는 잣대가 다르기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몰라 난감할때가 더러 있다. 정말 그때 맘속으로 읊조린 말.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거야?"

내용 자체가 이렇다. 철학적이지도 않지만, 결국은 어떤 진리같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그런 책이다. 그러기에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두께면에 있어서나, 내용면에 있어서나 빡빡하지 않고 한면에는 거의 대부분 여자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차지하고 있어 아주 재미나게 글과 그림을 즐길수 있는 책이기에... 머리가 복잡하거나, 희망을 잃어버린 듯해 우울하거나, 삶이 버겁다고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멈춰서서 읽어봤으면 좋겠다.

나는 생각하고, 다이어리에 몇자 끄적이는 것으로 끝나는 일상생활의 느낌들을 이 작가는 한편의 글로 탄생시켰다는 것에 왜 이렇게 부러운 마음이 사그라 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어찌보면 대리만족을 한 것 같아 운명같은 이끌림에 의해 마음의 길이 정해져 행복하다는 작가의 앞으로 인생에 있어 무한한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원까지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