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딱지떼기 - 달콤 살벌한 처녀들의 유쾌한 버진 다이어리
유희선 지음 / 형설라이프 / 201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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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의 제목이 선뜻 입으로 말하기에는 여간 조심스럽다.

미국의 섹스앤더시티를 처음 접했을때의 그런 느낌이었다.

어느순간부터 우리사회에 골드미스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었고, 그녀들의 삶을 멋지게 읽어낼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터부시되어 오던 성이라는 부분을 생각하게 하였다. 처녀딱지라는 용어를 책제목으로 건 이 작가의 배짱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재미있게, 웃으면서, 어느부분은 공감을 하고, 어느부분은 이해하지 못하면서 즐겁게 쭈욱 읽어냈다.

각각 서로 다른 이유로 아직까지 처녀인채로 지내는 골드미스 7명의 이야기에 댓글을 다는 카페의 주인장. 이 주인장은 30대 숫처녀들의 이야기를 소설의 소잿거리로 이용하기 위해 여자인척 가장을 하고 카페를 개설했던 것이다.

여자의 고민을 듣고 댓글을 달면서 이 남자주인공도 여자의 심리에 대해 많이 알아가고, 어찌보면 여자들 역시 남자의 시각에서 쓰여진 댓글을 보고 깨닫게 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단어선택의 잘못으로 남자라는 것이 들통나 카페회원들로부터 질타를 당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정모를 통해 좋은 결실을 만들수 있었다.

굳이 어떤 연령의 나이가 되면 꼭 무슨 의례인것처럼 치러져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아직도 사상이 고루해서 처녀딱지라는 말을 입밖으로 꺼내기도, 또 그것을 뗀다라는 표현을 쓰는데도 어색하지만...

솔직히 굳이 애써 어떤 나이에 이르렀다고 처녀딱지를 떼야하나 하는 의문이 들기는 한다. 그리고 처녀성을 유지한 미스들에게 희귀동물이라고 칭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

섹스앤더시티에 등장하는 4명의 커리어우먼들도 그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애정관을 갖고 남자를 사귀고 헤어진다. 근데, 그들은 헤어진후에도 별달리 후회하거나, 또 억울한 경우를 당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왠지 우리나라는 서로 사랑하다 헤어지게 되었을 경우 여자들이 더 불이익을 받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녀차별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성적인 여자들이 더 많이 상처를 입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운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정서가 달라 그부분을 중요시 생각하고 있는데, 다 갖춰진 골드미스들이 처녀딱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뭐 있나 싶다.

자연스러운 감정의 변화로 인해 이뤄지는 또하나의 사랑표현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갑자기 마광수님의 [난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책이 생각났다. 20년전만 해도 그분의 사고관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다. 그분의 글에 대해 어쩜~ 하면서 놀라고 외면했던 사람도 많다. 그 당시 그분이 그랬다. 살아보고 결혼하라고... 그 말 자체가 사회이슈가 되었던 때도 있는데...

이제는 책 제목으로 처녀딱지떼기까지 나오고...

참 사회가 많이 바뀐것은 사실인가 보다. 아무튼 이 책은 재미있게, 편하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결코 웃고 넘기지 말고, 한번쯤은 이 책이 전하고자 한 뜻이 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굳이 30대 골드미스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그 연령대만 읽는 것이 아니라, 20대 초반도 한번쯤 앞서 읽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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