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다 - 이혼한 사람들을 위한 치유 에세이
데비 포드 지음, 추미란 옮김 / 민음인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네가 없으면 죽을 것 같다고 외치며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들이 어느날 남보다도 더 못하게 험하게 장렬하게 싸우다가 헤어지는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표지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이혼한 사람들을 위한 치유 에세이라고 적혀 있고, 바닷가에 한 여자가 등을 지고 서서 뭔가 다짐을 하는 분위기를 준다.

나도 나를 잘 모를때가 있는데, 하물며 이혼이라는 슬픔을 겪고 흔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손길을 준다는 것은 어지간한 배짱이 아니고서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홀로서기를 해야 할 사람들에게 안전한 신호등 역할은 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저자 본인의 경험이 내재되어 있는 글이라 더 신뢰가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이혼후 겪어야 하는 여러 가지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론식으로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정에 있었던 여러사람의 사례를 곁들여 놓았기 때문에 더 이해하기 쉬웠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저자가 외국인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정서와 맞지 않은 부분이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와의 사별이 스트레스 1위라는 통계가 있듯이 이혼이라는 명제도 10위권에 드는 것으로 기억한다.

일단 이 책을 펴서 목차를 살펴보면, 저자가 우리에게 힘든 시간들을 어떻게 이겨내야 한다고 그 단계별로 설명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참하다고, 우울하다고, 외롭다고... 등등. 느껴지는 감정의 결은 각기 다 다르겠지만, 저자는 자신이 받고 있는 감정 그대로 받아들이고, 절대 현재를 부정하지 말고 직시하며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을 탓한다거나, 자신을 평가절하하지 않는 한도에서 자연스럽고, 일명 쿨하게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현명한 일곱가지 법칙(①받아들임②순응③이끎④책임⑤선택⑥용서⑦창조)을 제시해준다.

 

결혼이 만남을 완성해주는 단계라고 한다면, 이혼은 떠나보내는 과정이다. 우리가 손에 익은 물건을 잃어버렸을때도 상당부분 허허로움을 느끼는데, 하물며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내게 된다면 상당한 스트레스와 함께 큰 상실감이 남을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혼의 시간과 성처를 인생의 긴 여정길에 만나게 되는 먹구름에 비유하며, 그 구름이 걷히고 나면 또다른 해를 맞이할수 있다고 힘내라고 등을 두들겨 주는 것 같았다.

 

또한 각 장마다 본문내용이 끝나면 '치유하기'라는 항목을 둬서 이제껏 지나왔던 인생살이를 되짚어 보고, 또한 앞으로의 방향을 본인 스스로 생각하게끔 질문을 던지고 과거의 자신모습을 깨끗하게 정리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제대로 이혼하려면 반드시 상대와 나를 용서해야 한다. 나의 분노를 내 것이라 인정하고 기꺼이 책임질 때 치유가 가능하다. 용서하기를 습관적으로 연습하자.”(p261)

상대를 탓하며 억울해하는 어리석음보다는 내 고통은 내가 끌어안고 또 잘잘못을 따져물으며 아픈 상처를 헤집기 보다는 더욱 찬란히 빛날 수 있는 두 번째 인생을 멋지게 설계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이책은 이혼을 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어떤 이별이든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읽어보고 마음을 다독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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