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맘에 안 들어 - 엣지작렬 싱글女와 명품간지 기혼女의 발칙한 반란
제인 그린 지음, 이지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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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발상을 엿본 기분이 든다.

[내 인생 맘에 안들어]는 일단 책을 받아들었을 때 그 두께에 한번 기가 죽는다. 두권을 합본해놓았다고 하지만, 가방속에 넣어가지고 다니기에는 부담이 큰 책이다.

그리고 표지그림을 보면 근래 종영된 SBS의 스타일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자기가 처해있는 현재 상황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항상 우리는 살아오면서 매순간 자발적이든, 강요에 의해서든 선택을 했었다. 그랬기에 내가 선택하지 않은 또다른 경우수에 대한 미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역시 그런 맥락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잘 나가는 여성지의 멋진 한마디로 골드미스인 화려한 싱글 비키와 예쁜 아이와 멋진 남편과 함께 단란하게 사는 주부 앰버의 라이프스와핑 이야기다.

비키는 기혼녀의 삶을, 앰버는 멋진 싱글녀의 삶을 4주간 바꾸어 살게 되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멋진 일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소설속의 활자로 등장하는 스와핑생활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언젠가 채널을 돌리다 케이블에서 스와핑생활하는 두가정을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솔직히 정서에 맞지 않아 바로 텔레비전을 껐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이 책은 4주간의 생활을 통해 두 여성이 자아성을 찾아간다라는 결론을 내고 있다. 물론 비키와 앰버의 남편 리차드와의 약간 아슬한 감정씬이 있기는 했지만 무난하게 해피엔딩을 이뤄냈다.

비키는 감정이 수반되지 않는 섹스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내리고 자신만의 리처드를 기다리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여기서 가장 맘에 들었던 구절은 “하지만 자기만의 리처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만약 그런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충분히 행복하다고.”(p272)

그리고 평온하고 단조로운 삶을 살아왔던 앰버 역시 수동적인 가정주부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집안을 가꾸는 가정주부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과 이사까지 가게 되는데 여기서 앰버는 이렇게 말한다. “이 일이 잘 안되면 언제든 다른 일을 시작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있어요.”(p305)

라이프 스와핑을 통해 두 여성이 새로운 자아와 만남을 가졌고, 그들이 앞으로 펼쳐나갈 삶들이 마냥 비단결 같지는 않겠지만 멋지게 살아내리란 믿음을 주는 것이다.

현재의 삶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고,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을 안고 있다면 한번 편한 마음으로, 편한 자세로 이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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