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린 하늘]! 책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정말 생동감 있고, 말들이 너무 서정적이고 예쁜 동시집이다. 표지를 보면 초등학교 다닐때 즐겨 불렀던 우산셋이 걸어갑니다.라는 동요가 생각난다. 하늘을 의인화하여 감기에 걸렸다고 표현할수 있는 작가의 순수함이 느껴져 참 좋았다. 이 동시집은 자연을 배경으로 한 1부<감기 걸린 하늘>, 요즘 아이들의 바쁜 일상을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본 2부 <나는 팽이다>,주위환경을 배경으로 한 3부 <엄마표 낱말 사전> 그리고 4부 <바다에서 크는 해>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것 하나 때가 묻지 않은 참 고운말로 쓰여진 동시들이다. 난 뭘 한참 몰랐을때 동시집을 왜 읽나 했다. 또 동시작가는 참 쉽게 글을 쓴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동화와 비교했을때 글자수가 동화의 한페이지도 안될 정도라는 단순한 그 수치개념때문에 동시를 만만하게 생각했었던 어린 시절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짧은 구절에 느낌을 살려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부르는 동요에 등장하는 글들도 거의 동시를 바탕으로 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동시집을 사랑하게 되었다. 참 오랜만에 동시집을 잡았는데, 너무 멋진 작품집이라 모든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1부에 나온 시 중에서 [서로 고마운 일]이란 시는 딸아이와 내가 읽자마자 서로 즐겨 하는 유행어가 되었다. 엄마가 내 엄마여서 정말 기뻐요!, 네가 내 딸이어서 엄만 너무 행복해~! 이렇게 우리는 아침저녁으로 주고받는다. 또 2부에 등장하는 [나는 팽이다]라는 시를 접하고는 솔직히 가슴이 아렸다. 내 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맘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학원을 보내지 않을수는 없다. 물론 내가 좀더 다부진 엄마이고, 주체성이 강한 엄마라면 과감히 학교수업에 충실한 것만으로 충분하다 자부할수 있겠지만... 난 그렇지 못한 엄마이기에 맘은 아리지만 아이를 내일도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맘이 너무 쓰린다. 바로 뒷장에 나오는 팍원에 가는 이유가 놀이터에 가도 골목을 서성거려도 같이 놀 친구가 없기때문이라는 동시는 요즘 놀이터 풍경을 그대로 절실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아파트단지내 놀이터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를 거의 듣지 못한다. 놀이터에 나오는 아이들은 이제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아이들이나 어떠한 교육기관에 들어가기 전의 미취학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난 아가 코풍선을 읽으면서 엄청 웃었다. 이제껏 코풍선을 난 만화책속에서만 봤었다. 그런데 최근에 둘째아이가 울다가 말그대로 코풍선을 그린것이다. 그것도 아주 크게 말이다. 그 모습을 보고 속없는 엄마는 달려가 닦아주기 보다는 한참 지켜보며 웃었다는 것이다.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정말 코풍선이 있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이 동시집은 싯구 하나하나가 곱고 예쁜 가루가 뿌려진듯한 따뜻한 시 묶음이다. 모두들 한번씩 읽어봤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