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네이티브 어디서나 통하는 리얼 영어회화 - 50개 상황으로 떠나는 방구석 어학 연수
제나 강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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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여덟 챕터로 이뤄졌고 50개의 유닛이 50개의 상황을 담은 회화책입니다. 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p84 같은 곳에 나오는, 특정한 단어나 표현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있어서, 영어에 대한 깊은 지식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학문적 지식이라기보다는 일상의 대화를 더 생기 있게 만들고, AI 통역기 없이 나의 자연스러운 매력을 드러내기 위한 맛깔 나는 개인기를 키우기 위한 팁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54에서 직장 생활 관련 대화를 다룹니다. Can you get it done by the deadline?는 마감일까지 끝낼 수 있냐는 질문인데, get it done 같이 수동형을 쓰는 건 네이티브 감각이 있어야 바로바로 입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get it started 같은 말도 한국인은 쉽사리 잘 안 떠오릅니다. 바로 아래 나오는 hang in there.도 요즘 한국인들한테 "존버" 관련해서 부쩍 인지도가 높아진 표현입니다.

p78의 unit 17에서 반려동물 관련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흥미롭습니다. let (her) dog off the leash 라는 표현은 개를 묶어 두지 않고 풀어 두다는 뜻입니다. 원서에서 어떤 주제를 낱낱이 해명한다고 할 때 unleashed 같은 말을 떠올리면 leash라는 명사의 뜻이 잘 다가올 듯합니다. 반대말은 on a leash라고 바로 따라나옵니다. 다음 페이지의 walk a dog같은 말도, walk를 저렇게 타동사로 쓰는 건 상당히 낯선 용법이긴 합니다. p108을 보면, 어떤 경우에 a를 쓰고 the를 쓰는지 자세한 구별법이 나옵니다.

p138 이하의 unit 29에서는 건강 관련 표현들이 나옵니다. check-up은 건강 검진이라는 뜻입니다. have (an) endoscopy라는 게 내시경검사를 밭는다는 뜻이라고 다음 페이지에 특별히 강조되어 나옵니다. I hope () goes well.이라는 게, 저 종속절 안에 주어로 들어갈 말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유용한 표현들을 한 유닛 안에 묶어 학습자가 맥락 안에서 더 잘 기억하게 도운 편집이 돋보입니다. 또 컬러풀하고 예쁜 레이아웃 덕분에 눈이 덜 피로하고, 종이 질이 좋아서 의욕도 더 오래 지속되는 느낌이네요.

헬스장을 다닌다고 할 때 여러 표현이 가능하겠지만 원어민처럼 자연스러운 게 join a gym이겠고 p130에 그 표현이 나옵니다. 아직 특정된 헬스장이 아니니 부정관사 a이며, 만약에 두 대화자가 어떤 공통된 헬스장을 염두에 둔다면 the가 와도 되겠습니다. join이라는 동사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러닝 머신이라고 해도 되지만 원어민들은 treadmill이라고 더 자주 말합니다. 경사 있는 기계는 스텝밀이라고 하죠.

p170을 보면 카페에서 쓸 수 있는 표현들이 나옵니다. "샷 추가해서"라고 하려면 뭐라고 할까요? with an extra shot이라고 나옵니다.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그란데 아이스(grande iced)라는 메뉴도 있나 본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한국인들도 많이 아는 표현인데 "여기서 먹을 것인지 아니면 가져갈 건지?"를 가게 측에서 물을 때, for here or to go?라 한다고 p171에 나옵니다. 책에서는 이에 대답할 때 (메뉴)+ to go라고 간단히 하면 된다고 나옵니다. 쟤들은 테이크아웃보다 이 to go를 훨씬 자주 쓰니 이쪽으로 습관을 들여야 하겠습니다.

요즘 한국의 엠지(콩글리시지만)는 주식 안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p202를 보면 투기(투자가 아닌)를 speculation이라 한다고 나옵니다. "(해 보니) 조마조마해 죽겠어"라고 하려면 "I find it very nerve-racking."이라고 한다고 나옵니다. find it +(상태)도 한국인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기 힘들고, nerve-racking도 미국인들은 정말 자주 쓰지만 한국임들은 잘 모릅니다. 주식 상황을 추적하면서 나올 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p240에 수다 떨때 두루 쓸 수 있는 표현들이 모아 정리되었고, 뒤에는 찾아보기가 마련되어 잘 생각이 안 날 때 페이지를 참조할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깔끔하고 실용적인 회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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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손글씨의 힘! - 창용쌤 기적의 글씨 교정 5가지 공식
김창용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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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때에는 유치원에서부터 연필을 손에 바르게 쥐고, 또박또박 글씨를 쓰게 가르쳤습니다. 이렇게 바른 자세를 어려서부터 잡아 줘야 그 손끝에서 바른 글씨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교육 환경은 바른 글씨쓰기에만 자원을 집중할 수 없는 어떤 사정이라도 있는지, 혹은 키보드 타자 위주의 메시지 작성 조건 때문인지, 아이들 글씨 중에는 (어린 나이를 감안하더라도) 너무도 상태기 나쁜 악필이 간혹 보입니다. 이게 그냥 웃고 넘길 일만은 아닌 게, 아무리 요즘이 신언서판(身言書判)의 시대가 아니라도, 어쩌다 진정성 어린 손글씨로 마음을 상대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나쁜 글씨는 당사자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명필 선생님, 판서 한석봉으로 유명한 저자 "창용쌤" 김창용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평소 인성 함양에도 큰 정성을 쏟으시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저 글씨만 잘 쓰신다고 유명인사가 된 게 아닙니다. 선생님에 대한 이러저런 훈훈한 미담이 입소문을 타면서, 그의 반듯한 글씨도 새삼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선생님의 글씨를 보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반듯한 필체인데, 보기 좋기도 좋지만 그렇게나 많은 글씨를 쓰시면서 필체가 마치 인쇄된 글꼴처럼 형태가 일관됩니다. 글씨를 못 쓰는 사람은 남이 알아보기 어려운 것도 어렵지만, 어떤 때는 이렇고 어떤 때는 전혀 다른 꼴이어서 더 난감합니다.

p7을 보면 이런 반듯반듯한 글씨는 다양한 과목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으로 쓰입니다. 아마 초 4 정도에 배울, 선거의 4대 원칙, 보통, 평등, 직접, 비밀이 칠판에 판서되었습니다. 그런데 교과서나 참고서에 나오는 흔한 내용이 아니어서, 독자인 저는 그 점에도 눈길이 갔습니다. 즉, 직접과 비밀의 셋째, 넷째 원칙에 대해서는 "쉬움!"이라는 한 마디로 포괄해 정리하시고, 구구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는 게 제 눈에 띄었습니다.

이 사항에서 문제가 출제된다면, 보통 선거는 신분의 차별(귀족/평민)이나 납세 실적 유무에 무관하게 선거권이 주어진다는 것이고, 평등 선거는 선거권자 누구나 단 1표씩만 행사할 수 있다는 데 포인트가 있죠. 형식논리적으로는, 보통 선거를 실시한다 해도 반드시 평등 선거까지 채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생님은 아마 이 점을 수업 시간 중에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가르쳤을 것입니다. 필체도, 쓸데없는 장식을 과하게 담기보다, 기역이면 기역 니은이면 니은이, 보는 사람에게 잘 식별되게 하는 게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의 저 판서 사항을 보고서도, 실용성과 식별용이성을 중시하는 "창용쌤체"의 정신이 배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의 악필을 고치는 데에는 단 하루면 충분하다고 선생님은 말씀합니다. 핵심 공식이 단 다섯 개로만 정리됩니다. 가나다의 시작은 출발화살표, 가로형 받침글자의 시작은 깃털화살표, 세로형 글자의 시작은 출발화살표 등 다섯 개의 원칙들입니다. 어떤 원칙에도 예외가 있기 마련인데, p25를 보면 ㅅ(시옷)의 경우 유일하게 칸을 살짝 튀어나간다고 말씀합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글자를 네모 칸 안에 반듯하게 넣으라고만 배웠지, 시옷의 경우 이런 예외가 적용된다는 의식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선생님의 개성이랄까 인격적 특징이, 거의 원칙에 가까운 이런 중요한 예외를 가시적으로 드러내게 한 게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한글은 모든 글자에 일관된 구조가 관철되기 힘든데, 모아쓰기라는 독특한 규칙이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가, 나, 다 같은 글자는 가로형, 고, 노, 도 같은 글자는 세로형이라고 해서 분류를 다르게 잡습니다. 세로형은 출발화살표, 가로형은 깃털화살표, 이렇게 바른 글씨의 원칙을 어려서부터 배운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흔들리지 않는 명필을 갖게 될 것 같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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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과학편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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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0편의 에피소드가 정리되어 실렸습니다. 이 책에 실린 방송분들은 모두 과학 연관인데, 공룡 편(박진영 박사)는 작년(2024) 5월 14일, 화산(윤성효 교수) 편은 '23년 7월 25일, 세균편은 작년 2월 27일, 갈릴레오 편은 '23년 2월 28일, 다윈과 우생학 편은 같은해 5월 2일, 노벨 편은 작년 7월 30일, 에디슨 편은 '23년 1월 17일, 바다 오염 편은 같은해 3월 14일, 마리 퀴리 편은 작년 1월 30일, 오펜하이머 편은 재작년 9월 12일에 방영되었습니다. 제가 작년 9월에 리뷰한 한정판 5권 세트에는 당연히 포함되지 않았던 새 책이며 교보문고에서 이번에도 제작했습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희가 자랄 때와는 달리 요즘은 공룡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견해들이 등장하여 혼란스러울 지경입니다. 그러나 TV 방송에서도 연예인 패널들을 잘 이끌며 설명하셨듯, 이 설 저 설이 언론을 통해 난립하던 것을 박진영 박사께서 잘 정리하여 책에서도 알기 쉽게 가르칩니다. 일단 소설가 마이클 크라이튼부터가 공룡은 파충류보다 차라리 새에 가깝다고 작품 속에서 말하여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1990년 창작된 그 소설은 2년 후 한국어로도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 p39에 나오듯 시노사우롭테릭스 화석의 발견(1996)은 공룡이야말로 새의 조상이라는 입장에 결정적 증거가 되었고 2003년에 나왔던 <쥬라기 공원 3>의 몇몇 중요 장면에 모티브 노릇을 했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악어 피부가 아닌 병아리처럼 털이 복실복실한 공룡의 상상도, 복원도는 뭔가 좀 깨기도 하지만 진리를 향해 전진하는 인간의 노력은 경이로울 뿐입니다. 

1990년 이전 우리 민법에는 약혼 해제 사유에 폐병이 들어 있었는데 그만큼 이 질환은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p121에 나오듯 결핵은 유독 에밀리 브론테, 프레데릭 쇼팽 등 천재들을 괴롭혀 죽음으로 몰고 간 병이기도 했습니다. 18세기에만 해도 맨눈으로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라는 게 많은 병의 원인이 된다는 과학적 설명을 사람들이 널리 받아들이지도 않았습니다. 일찍이 16세기 얀센이, 또 19세기 코흐와 파스퇴르가 세균학을 크게 발전시켰고, 20세기 들어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우연히 만듦으로써 인류는 크나큰 위험 하나로부터 해방되는 듯했습니다. 세균은 꼭 나쁜 게 아니며, p131에 나오듯 좋은 쪽으로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니 김응빈 연대 교수님 말씀처럼 "작은 것들의 힘은 위대"합니다.

앞에 나온 얀센처럼 당시 네덜란드에는 렌즈를 잘 다루는 기술자들이 많았는데 21세기에도 특정 EUV 노광장비를 네덜란드 회사 ASML만이 제조 가능하니 전통과 풍토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p155에 나오듯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 같은 천재도 대륙 저 건너편인 네덜란드인들의 망원경 발명이 아니었다면 그같은 업적을 이루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벨라스케스의 그림 <무염시태>에서 성모 마리아는 매끈한 달의 표면을 밟고 섰으나,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확인한 달의 표면은 전혀 그렇지 않아 당대인들의 신앙심에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p161까지 이어지는 당대인들의 논쟁과 명화 도판은 독자를 완전히 사로잡을 만큼 재미있고, TV 방영분도 그러했습니다. 

많은 박물학자들이 세계를 유람하며 학문 연구의 단서를 찾아다녔으나 찰스 다윈처럼 폭넓고 혁신적인 결과를 내놓은 이는 없었습니다. 비글 호를 타고 그는 카리브해의 갈라파고스에 다다라 온갖 진귀한 생태를 접하고 놀라운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찰스 다윈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으나 진화론은 뜻밖에 우생학이라는 위험한 사조, 경향을 낳았으며 이는 엉뚱하게도 미국에서 큰 세를 한때 얻었고, 안타깝지만 J D 록펠러, 앤드류 카네기, 켈로그 등 산업계의 거인들도 이에 호응했습니다(p201). 이 대목에서 염운옥 교수님의 평가가 끝나자 패널들이 일제히 아쉬워하던 리액션이 시청자로서 저는 생각나네요.

일반적인 과학자와 발명왕 에디슨이 달랐던 점은 p259에 나오듯 "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만들겠다"는 그의 현실 감각과 무서운 집념입니다. 전구 필라멘트 소재 하나를 찾기 위해 수천 개를 실험했듯 그의 의지와 끈기는 상상을 초월했는데, 요즘은 인공지능이 도와 주기 때문에 이런 중노동을 할 필요도, 많은 자금을 투입할 필요도 없기는 합니다. p281에 나오듯 그는 직류를 밀었고, 그의 적수로 알려진 니콜라 테슬라는 교류를 밀었는데 에디슨의 편에는 그 유명한 J P 모건이, 테슬라 편에는 웨스팅하우스社가 섰습니다. p280에 나오듯 이 싸움을 당시에 Current War라고 불렀고 이걸 소재로 한 최근 영화도 있습니다. 같은 페이지에 나오는 당시 미국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는 중임은 했으나 연임을 못한 유일한 예였는데 몇 달 전 트럼프가 당선됨으로써 역사상 두번째 사례를 만들었죠.

마리아 스클로도프스카, 우리가 퀴리 부인으로 아는 위대한 과학자는 p325에 나오듯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가진 천재였습니다. 두 분야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아직도 이분밖에 없습니다. 역시 천재라서인지, 그녀는 한 번에 한 가지 주제만 읽으면 쉬이 피곤해져 차라리 여러 주제를 동시에 공부해야 직성이 풀렸다는 말이 p331에 나옵니다. p341에서 박민아 한양대 교수가 평가하듯,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에게 최초로 불을 선사한 프로메테우스처럼 마리 퀴리는 그 전에는 사람의 두뇌가 전혀 알지 못하던 소중한 지식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한국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무역에만 의존하여 국부를 창출하는 나라에서 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해 주는 각계 최고 전문가들의 정성과 재능이 돋보이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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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워니놀이터의 스퀴시북 꾸키 놀이 - 꾸미고 키우는 스퀴시북 종이놀이
조윤성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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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저는 가끔 "책'이란 게,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는 물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책은 밀도가 꽤 높아서, 차지하는 부피가 모두 무게입니다. 만약 책탑이 쌓인 근처에 있다가 무너져 깔리기라도 하면 어른이라도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또 책은 모서리가 날카롭습니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은 베이거나 찔릴 수 있으니, 어른들은 이를 세심하게 돌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책이라는 대상에 친근감을 길러 줘야 할 시기도 또 어렸을 때이니, 생각해 보면 학부형들은 책 관련해서 꽤나 큰 딜레마를 만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스퀴시북이 어떻게 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추측해 보자면, 아이들에게 책을 조금이라도 (물리적으로) 덜 위험하고, 더 반갑고 귀여운 존재로 만들려는 많은 부모님들의 노력이 모여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에서라면 이 분야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분이, 이 책 저자인 소워니놀이터 운영자이자 소워니놀이터 그 자체인 조윤성씨가 아닐까 짐작합니다. 구글에 검색하면 이분이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관련 사이트나 블로그에서의 안내 정보가 많이 나옵니다.

이 책 p4를 보면 소워니, 시워니, 소시지, 햄찌 등등해서 여러 캐릭터들이 나옵니다. 이들이 모여서 소워니놀이터라는 유니버스가 이뤄집니다. 요즘, 씰(seal)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걸 가리켜 띠붙씰이라고 하던데, 한 달 전쯤 개막한 한국프로야구(KBO리그)가 띠붙씰이 안에 든, 이른바 크보빵이라는 걸 론칭해서 특히 여성팬들과 어린이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도 합니다. 이 책 p9의 프롤로그를 보면 소워니놀이터를 어떻게 더 재미있게 활용할지가 설명되는데, 이 놀이는 크게 "꾸미기"와 "키우기"로 구별됩니다. 이 중 꾸미기 놀이에, 스퀴시북의 큰 재미 중 하나인, 소품 떼었다 붙이기가 포함됩니다. 요즘 같은 창의와 융합의 시대에, 아이들에게 무엇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며 느낌과 의미가 달라지는 체험을 시키는 게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p64를 보면 "귀염뽀짝 애완돌 키우기"가 나옵니다.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지만 어른인 저는, 만약 애들이 이걸 시범이라도 보여 달라고라도 한다면 어떻게 할지 좀 막막했습니다. 아마 이런 고민을 저만 하는 건 아니겠고, 다음 페이지에 보면 이 제작 과정을 담은 QR 코드가 붙어 있습니다. 다시 한 페이지를 넘겨 보면, ③번 과정, 즉 도안 뒷면에 풀칠을 하고, D, D+ 기호끼리 포개어 붙이라고 지시하는데 이 부분이 핵심인 것 같았습니다. 또 ⑦번 과정, 스퀴시 2개 사이에 옆면 도안을 배치하는 게 정성이 꽤나 들어갈 듯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봐야, 스퀴시(squish)라는 말 뜻이 사전이나 인터넷에 나온 이상의 어떤 의미인지, 이 꾸키 놀이 속에서의 분명한 맥락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p67 중단에 보면, 솜을 너무 많이 넣지 않게 조심하라고 합니다.

p87을 보면 ⑩번 과정, 잠금 도안에 양면 테이프를 붙이라고 합니다. 문방구 같은 데 가면 저희 때와 달리 양면 테이프를 왜 이렇게 많이 갖다놨나 했는데, 이 스퀴시북 놀이 트렌드도 한몫했나 봅니다. 다음 페이지 ⑬를 보면 욕조 도안이 드디어 제 자리에 놓입니다. 자잘한 소품까지 다 정리하는 걸로 아기 돌보기가 다 마무리됩니다. 아이들에게 홈메이킹의 보람과 난이도, 마인드까지 심어 주는, 매우 교육적인 놀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가장 중요한 게 파트2에 나오는 "꾸키 놀이 만들기 방법"입니다. 이 파트2에, 앞에서 본 애완돌 키우기와 아기 돌보기를 비롯, 모두 10개의 놀이가 자세하게 설명됩니다. 제 생각엔 처음부터 (부담이 비교적 덜하다 싶은 놀이를 골라) 책은 물론 유튜브 영상을 보고 FM대로 정확히 따라해 봐야 실력이 확실히 자리잡을 것 같았습니다. 책의 후반부인 파트3에, 현재까지 나온 모든 도안이 실제로 오려 가며 제작이 가능하게 제공되었습니다. 이 오피셜 교재가 있으니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몰입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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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명언 필사로 완성하는 아름다운 영어 필기체
시원스쿨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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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필기체 멋지게 쓰기는 우리 한국인들에게도 로망입니다. 저는 작년 9월에 유튜버(이자 의사선생님) 잉크잉크님이 쓴 <이토록 멋진 영어 필기체>라는 책을 리뷰했었는데, 그 책도 이 출판사에서 나왔더랬습니다. 이 책은 명언 50개를 뽑아 이 문장들을 필기체로 필사하게 하는데, 네 줄 칸에 정성들여 따라쓰게 한 필사 코너도 필사 코너이지만, 선별된 50개의 문장들도 그 하나하나가 너무 좋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선 개별 알파벳을 어떻게 보기 좋게, 정석대로 필기체로 쓸지 책 맨처음에서 지도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 과정을, 모든 학습자가 좀 정성들여, 긴 시간 동안 반복 학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개별 글자가 깔끔하게 몸에, 손 끝에 배지 않으면 그 응용 형태를 아무리 연습해도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p12에 나오듯 특히 G의 대문자가 소문자와 모양이 많이 다르다는 데에 유의해야 합니다. 간혹 g 소문자와 모양이 같고 크기만 달리한 형태로 쓰기도 하는데 한국에서는 비표준으로 간주하는 것 같습니다. G 대문자는 자칫 잘못하면 S 대문자와도 혼동할 수 있습니다. 오른어깨를 각지게 치켜올려야만 합니다.

p30에 소개된 명언 “Don't tell me the sky's the limit when there are footprints on the moon.”은 폴 브란트(Paul Brandt)라는 캐나다 컨트리뮤직 가수의 말입니다. 사람은 그 한계를 스스로 인식할 때 더이상 발전이라는 걸 할 수 없습니다. 게으르고 무책임한 인간이나 이런저런 핑계를 찾고 구차하게 늘어놓기 마련입니다.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처음으로 착륙하고 암스트롱, 올드린, 콜린즈가 불멸의 업적을 이뤘을 때 이 폴 브란트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1960년대 후반에 어쩜 그런 엄청난 성과가 있었는지 경이로울 뿐이며, 일부에서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도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됩니다. 인간의 노력과 도전정신에는 그만큼이나 한계가 없습니다. 이 문장 필기체 필사에서 포인트는, sky's처럼 어포스트로피로 축약하여 쓰는 지점입니다.

엘버트 그린 허버드는 19세기 미국 저술가, 책 제작자입니다. 예쁘게 정성들여 만들어진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입니다. p54의 명언에서 그는 "A friend is someone who knows all about you and still loves you."라고 하는데, 친구란 정말 어려울 때나 넉넉할 때나 내 편을 들어 주고 나를 있는 그대로 보며 내 장점을 알아 주는 사람이겠습니다. 이 책은 명언 속에 들어 있는 구문 형식, 문법 사항도 은근 꼼꼼하게 짚어 주는데, 문장을 암기까지 하려면 왜 이 구문이 그런 뜻이 되겠는지 문법적으로 정확히 알 필요가 있겠습니다. just the same이라는 표현의 필기체 꼴이 가지런해서 참 예쁘게 보입니다.
존 배리모어는 20세기 전반에 활약한 미국의 영화배우인데 이 사람의 형도 명배우인 라이오넬 배리모어이며 <백주의 결투>, <데이비드 코퍼필드> 등에 나왔었습니다. 이 배리모어 가문은 미국에서 연예인 명가, 왕조(dynasty)로도 통하는데 그만큼 많은 배우들을 배출해서입니다. 어렸을 때 스필버그의 <ET>에 나왔던 드루 배리모어가 이 존 배리모어의 손녀입니다. "Happiness often sneaks in through a door you didn't know you left open."가 p70에 소개된 그의 명언인데, 첫째 그것이 행복인지도 모르고 찾아오는 순간을, 돈 따위에 눈이 멀어 놓치는 어리석음을 절대 범하지 말며, 둘째 평소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한테만 이런 행운이 찾아와도 찾아온다는 취지이겠습니다. left open이란 어구가 비스듬히 기울어진 게, 정말 문이 열린 모습을 의태한 느낌도 듭니다. 

노 워먼 노 크라이라는 노래로 유명한 밥 말리가 남긴,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명언도 p90에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밥 말리의 저 명언 자체보다, p90 맨하단에 나온 해설이 더 감동적인 명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멋지게 쓴 필기체 글씨라면, prisoner 같은 서글픈 단어도 뭔가 멋있게 보이게 합니다. 우아한 글씨는 이를 보는 사람을 그 형태적 매력에 사로잡힌 prisoner로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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