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DNA 비밀 - 실패퇴치 Knowhow 비법노트
한효신 지음 / 롱테일 오딧세이(Longtail Odyssey)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어떤 때는 크게 성공하는 사람보다 사소한 경우에도 실패를 잘 피해가는 사람이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저 사람 하나가 우리 팀 전체를 구했다고 할 만큼 한때 환호를 보내다가도, 그 성공보다 훨씬 경미한 실수 하나를 저지르면 몇 년 전의 그 큰 성과는 금세 잊힌 채 만인의 지탄을 받습니다. 성공 열 번을 단 한 번의 실수가 묻어 버립니다. 성공한 사람, 잘나가는 사람을 무조건 끌어내리려 드는 못난 속물들의 문제도 있고, 결국 조직의 분위기가 이런 식으로 흐르면 저급한 정치, 보신주의가 전체에 팽배하게 되어 회사의 장래는 물론 당장 현재를 위협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의 걱정은 일차로 오너의 몫이며, 힘 없는 조직원은 일단 나 자신의 처세와 커리어 관리가 우선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debacle, 즉 치명적인 실수, 실패를 어찌 해서든 피해 가는 게 중요한 처신의 요령입니다. 이 책은 그래서 책의 처음부터 링컨의 사례를 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링컨이란 인물은 출생 시점부터 실패한 인물이었습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게 진짜 능력"이라는 자조 섞인 진단도 요즘 많이 입에 오르내립니다만, 링컨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그리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인생의 고비에서 굵직굵직한 결정에 임해서는 제법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대표적인 게 바로 "결혼"입니다. 어쩌면 배경 좋고 무서운 아내(그의 장래성을 한눈에 알아보았던)를 만난 덕에, 대통령이란 至上의 공직에 취임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링컨은 실패를 똑똑하게 한 덕에, 빈도는 적으나 의미 깊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자잘한 성공은 많이 거두었지만, 인생의 큰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싸움에서 실패한 이들은, 결국 최후의 승자로 남지를 못했습니다. 이 책 2장에서는 링컨과 반대로 "필요한 상황에서 하필 실패"한 이들의 사례를, 미션의 실패, 목표의 실패, 가치의 실패로 분류합니다. 저는 이 중 거대 목표의 설정과 관련된 "가치의 실패"에 보다 집중하여 숙독해 보았습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실패의 DNA가 따로 있다는 가정 하에 논의를 전개합니다. 확률의 법칙이 기계적으로 적용되려면, 모든 이가 일생에 절반 정도는 성공을 거둬야 맞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는 엄정한 수학의 원리에 조소를 보내는데요. 우리가 경험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 안 되는 사람은 매번 안 되고, 잘 풀리는 사람은 언제나 행운이 따릅니다. 저자는 이런 얄궂은 결과를 놓고, 성공의 법칙은 일단 논의를 미룬 후, "왜 안 되는 사람은 운명적으로 매번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매우 재미 있는 이야기를 풀어 줍니다.

KBS N SPORTS 채널에서 제작한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다큐를 보면, 김재박씨 편의 경우 "선배 감독들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영리하게 얻었다"는 그의 술회가 나옵니다.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 답게, 1, 2년도 채 못 가고 매번 경질되는 거물들의 행보를 보며, "나는 저런 식으로 하지 말아야 장수하는 지도자가 되겠구나" 같은 가르침을 얻은 거죠. 또다른 레전드인 한대화 씨의 경우, 쌍방울 레이더스로 트레이드 되어 온 후 언제나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에게 "지는 것도 버릇이 된다"며 호되게 정신교육을 시킨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온 "언제나 지는 게 편한 사람들"의 예를 보며, 단 한 번의 실수로 저런 실패자들의 대열에 끼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잘나가는 지금 과연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깊은 숙고의 시간을 갖기를 권합니다. 일은 터지기 전에 막아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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