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력 - 신입 사원 입사 후 3년, 평생 몸값이 결정된다
사토 후미오 지음, 문정현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인간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직 속에서 자기 가치를 증명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써 입사한 직장에서 "월급루팡" 같은 소리나 들으며 자신과 타인의 속을 썩일 게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업무에 임하고 동료, 상사, 그리고 조직과 융화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실 요즘 번듯한 직장에선 너무도 업무 농도가 과중하여, 40대 중반에 별을 달아야지 하는 포부조차 갖기 빠듯합니다. 매일같이 주어지는 프로젝트, 기안 작성이나 효과적으로 잘 마무리지어, 윗선으로부터 깨지는 일이나 없었으면 하는 게 평범한 많은 직장인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평범한 수준에서 모범적으로 잘 해내는 일조차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조직 생활은 알고 보면 일종의 곡예이자 예술입니다. 기능적 업무만 잘한다고 전부가 아니며, 그렇다고 소위 "정치질"에만 치중하면 모두로부터 낙인이 찍힙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결국 이런 모든 시련과 담금질을 잘 치러내야 한 인간으로서도 올바른 인격이 완성되고, 덤으로 돈까지 따라온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게임, 상황을 즐길 줄 알아야 그게 일등 직장인입니다.

이 책은, 여러 모로 우리 사회와 참 닮은 점이 많은 일본 기업 풍토에서, 그야말로 "직장의 신"이라 할 저자 사토 후미오 씨가 저술한 "직장 백과 사전"이라 불릴 만한 핸드북입니다. 모두 78가지의 요령과 지침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군 생활도 그렇고 학교 생활도 그렇고, 뭘 좀 알고 이제부터 잘 하겠다 싶으면 벌써 끝나가는 게 조직 생활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그 사람이 대과만 없으면 늦은 나이까지 머물러 있을 수 있고, 잘만 하면 남들이 우러러보고 대외적으로도 인정 받는 관리직에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어느 전환점을 맞아 "처음에는 몰랐지만 어느 정도 잔뼈가 굵으면 아 그거구나"하고 깨달음이 올 만한, 귀중한 정석 같은 가르침이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직장 생활의 일정 고비에 서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새기고 싶었던 내용을 보며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네요.

쑬모 없는 업무란 없다. 일본에서는 특히 이런 원칙이 잘 통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도 나오듯 높은 분이 직접 쓰레기통을 비운다든가... 하지만 우리네 실정에선, 오히려 잔무, 잡무를 붙들고 오래 늘어지면 지적을 받는 수도 있죠. 제 생각에 부서나 팀의 막내로서 커피, 복사 같은 잔일을 많이 배당받는 직원이, "내 재능이 이런 일로..." 같은 불만을 가질 때, 한번 새겨보면 좋은 원칙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여직원들에게 좋은 시사가 될 수 있습니다.

배려와 아첨도 잘 구별해야 합니다. 사실 이것은 진심이 어느 정도 매너에 배어 나오느냐의 문제입니다. 저자는 "상사나 유력자들에게만 베푸는 배려는 분명 남이 보기에 아첨"이라고 합니다. 명쾌하죠. 진정 조직에 융화하고 분위기의 핵심을 꿰뚫어 보는 사람은, 아첨을 하면서도 배려처럼 인상을 남기더라구요. 중요한 건 진심임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민감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과연 인사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이는 한국이라면 중소 규모의 기업에서 더 절실합니다. 저자는 잘라 말하길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한번 형성된 인맥은 끊어지지 않게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모든 인맥에 있어 당연한 것 같지만, 인사부는 특히 개인적으로 일부러 챙기지 않으면 자기 업무 진행상 따로 볼 일이 없고, 무슨 일만 있으면 그때만 얼굴 비추는 사람으로 찍히면 오히려 더 해롭기 때문에, 이 조언은 실감이 나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공사를 잘 구별하여, 회사 기밀을 캐고 다니는 인상을 동료나 타 상급자들에게 주지 않게 조심하라고 합니다. 모든 건 정도와 균형 감각으로 귀결하네요.

행동계획은 세밀하게. 시행 착오의 모든 발단은 "막연함"과 "추상성"입니다. 이 계획이 사내에서 나 개인의 각오나 포부, 비전이건, 할당 업무의 로드맵이건 무관합니다.
중 요한 건 종이를 꺼내 그 세부적인 사항을 일일이 적고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이라는 거죠. 주로 일본에서 자주 하는 이야기입니다. 꼭 종이에다 하지 않아도, 요즘은 이걸 도와 주는 앱이나 소프트웨어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정신적으로 얼마나 절실히 자각하느냐는 거죠. 일단 확실한 각성이 들면, 방법론은 누가 안 가르쳐 줘도 몸이 벌써 시행하고 있습니다. 알아서 하는 사람이 조직의 보물 소리를 듣습니다.

글로벌 대응력- 저자는 주로 보는 시야를 넓힐 것을 권합니다. 그냥 시키는 일만 할 게 아니라, 해외 출장 같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말고 자기 시야를 넓히는 소스로 삼으라는 겁니다. 여기에 실무 스킬로서 중요한 건 바로 외국어실력입니다. 외국어가 늘고 이를 수단으로 (요즘같이 좋은 세상에) 외국 신문도 보고 뉴스도 체크하면 글로벌 마인드는 자연스럽게 배양됩니다. 다 의지와 노력의 문제입니다.

협상력을 높여라. 이에는 논리력과 설득력 두 가지 요소가 기능합니다. 아무래도 협상이란 자기 이해를 관철하려고 벌이는 거지, 남의 말을 일방적으로 들으려고 하는 게 아니죠. 자기 주장을 실현하려면, 공적 석상에서 정연한 논리로 타인을 압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첫째 요건이며, 다만 일방적 연설이 안 되려면 타인의 계산과 속셈이 지금 어느 단계인지 정확히 읽고, 이를 바탕으로 섬세한 설득을 하라는 거죠. 저는 업무 파악의 몰입도가 결국 이 문제도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모를 깔끔히 하라. 일본에게는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게 우선이라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단계를 넘어 외모에서 어디 책잡힐 구석을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여성의 경우 특히 "야함"과 "꾸밈"의 경계를 잘 살피는 게 중요한 센스입니다. 외모의 문제는 특히 직장인의 자기 관리 문제와 연결되어, 우리 풍토에서는 아주 중요한 비중으로 자리합니다.

저자는, 성공적인 직장인이 되기 위해 이런 외적인 미덕 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잘 성찰하는 여유를 가져야 그 화룡점정이라고 지적합니다. 어찌 들으면 따스한 조언입니다. 그 일환으로, "자신만의 취미를 가지라."고 저자는 조언하는군요. 취미가 있으면 내면이 안정되고, 이는 사람을 드러나는 매너에도 표현되어 결국 접대역을 능숙하게 하는 한 비결이 되기 때문이겠죠.

이 책의 대단원은 "매사에 감사하라"입니다. 나를 낳아 준 부모님, 나를 키워 준 상사와 회사, 그 모든 환경에 감사할 줄 아는 긍정적인 마인드라야 타인을 흡입하고 승복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한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완성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성공적인 직장인이 되는 길과, 사회적 인간으로서 완성되는 길은 둘이 아님을 이 책은 잘 보여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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