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프랜차이즈 성공전략 -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은 어떻게 세계시장을 정복했나
배학 지음 / FKI미디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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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죠? 현재 대기업에서 명퇴한 중년인사들이 열이면 일곱이 선택하는 길은 창업인데요, 요즘은 이른바 브랜드 컨피던스의 시대라서, 일반 개인의 이름을 건 가게라면 사람들이 잘 찾지도 않습니다. 프 랜차이즈라고 해도 다 유명한 것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새마을식당", "투다리" 등은 그나마 크게 성공한 케이스이겠구요. 지나가다 보면, X호점이라고 쓰여진 걸로 보아 여기도 프랜차이즈인데... 다른 데서 이런 간판을 보기나 했던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잘 알려져 있지도 않은 프랜차이즈에 가입해서, 로열티까지 본사에 내고 나면 남는 게 과연 얼마나 될까요? 겉모습은 그럴싸한데, 그 실속에 대해서는 아무 상관 없는 남의 입장에서조차 걱정이 됩니다. 물론, 지명도가 약한 체인점의 경우는 로열티 요율이 낮게 책정되므로 큰 무리는 없습니다. 로열티 역시 시장의 밀고 당기는 힘에 의해 결정되고, 요즘 문제가 되는 소위 갑을 간의 횡포는 운영주체가 재벌급 기업집단이나 시장지배적 사업자라야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여 기서 잠시 갑을 관계 문제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왜 가맹본점은 가맹회원 사장님들을 그토록 배려하지 않고, 기존 점포 반경 안에 마구잡이로 점포를 개설하는 걸까요? 분명 이는 가명점들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행위이며, 실제로 입법 조치를 통해 제제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행태를 보며 의아해했던 점은, "왜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의미없는 제살깎아먹기 시도로, 결국  신뢰만 잃고 마는 무의의한 행보를 보인 걸까?" 하는 점이었습니다(쉽게 말해서, 돈안되는 짓을 애초에 뭐하러 벌였냐는 거죠). 그런데 이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책에 나와 있더군요. 프랜차이즈 실태의 발전사, 현황, 그리고 향후 전망까지,. 유려한 편집과 간이한 설명으로 이해를 도와주는 아주 멋진 참고서였다고 하겠습니다.


이 책의 22페이지 이하에서는,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정의가 명확하고 실용적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글로벌 프랜차이즈는 사업 기회를 수출하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역시 그 아래의 표현을 빌려 보충하자면, 이 "사업 기회"에는 패키지형 노하우, 관리기법 전수, 품질 통제 등 일체의 편의까지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의에서 "글로벌"을 빼고 일반형(로컬) 프랜차이즈로 내용을 더 일반화해 보겠습니다. "프랜차이즈는 국내의 다른 영세 사업자에게, 사업 기회를 (로열티를 대가로 하여) 전수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신규 창업자의 영업 활동을, 앞선 물류 관리나 영업 수완 교육 등의 수단을 통해 보조하고 그 대가를 받아가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앞서 말한 대로, 이 범위는 대단히 신축적입니다. 만약 가맹 본점이 그 영업 실질에 있어서 기여하는 바가 적다면, 그 로열티 역시 그에 한정하여 책정되어야 공정할 것입니다. 그 반대라서 가맹 개별 회원이 본사의 지침과 지도에 의존하는 바 크다면, 로열티 역시 그에 비례하여 확장됨은 당연합니다. 함정은 있는데요, 책에도 나오다시피 프랜차이즈의 수익원은 "공급 마진"을 포함합니다. 얼마 전에 크게 문제가 되었던 소위 "밀어내기 관행"이 있었습니다만, 바로 이런 "공급 마진" 영역에서 가맹점과 본사 간의 이익이 근본적으로 충돌하게 되는 거죠. 또 소위 SSM 문제에서, GS나 이마트 롯데 등이 유통 조달 위주로 경로를 바꿔 교묘히 위장한다고 비판을 받은 것도, 역으로 프랜차이징 area에서 어느 정도나 이 공급 마진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려 주는 바 있었습니다.


다시 "글로벌" 이슈로 돌아오겠습니다. 저는 책을 처음 폈을 때, "골목 상권 하나도 부지하기 힘든 판에, 왜 글로벌이라는 좀 황당해 보이는 요소를 굳이 강조했을까? 걷지도 못하면서 날개로 날려 드는 소치가 아닐까?"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읽어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프랜차이즈란 어떤 의미에서 글로벌화에 그 존재의의가 있다고까지 이해되더군요. 왜 그런지를 살펴 보겠습니다.


프랜차이즈는 본디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대기업은 그 우월한 조직과 자금력을 이용해서, 시장에 직영점을 확장하는 편이 정석입니다. 한때 우리도 심지어 금융기관까지 무분별한 점포 확대에 나선 일이 있습니다만(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돌아왔고, 외환위기 이후 부실 은행 간의 대거 합병이 이어졌죠), 감당할 능력이 된다면야 브랜치는 늘어나는 편이 정상입니다. 대기업이면 일단 확장을 하고 보는 게 그 체질과 속성에 부합하는 선택입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어떻게 할까요? 그렇게 해야 하는데, 능력이 되질 못합니다. 이런 현실적 제약 탓에, 차선으로 선택하는 게 바로 프랜차이징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처음부터 프랜차이징은 중소 기업 친화적인 방식이라는 거죠.


저자는 중요한 점 하나를 독자에게 상기하는데요. 그것은, 프랜차이즈란 사업 방식의 분류이지, 사업의 종류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섬유 산업, 외식 산업, 석유 화학 산업, 프랜차이즈 산업,... 이렇게 나란히 놓일 성질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주로 외식에 친화적이지만, 이론상으로는 섬유 화학 프랜차이즈도 존재하지 말라는 법 없으니, 이것은 "방식"이지 "업종"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오직 미국에서만 채택하는 방식으로 "제품형 프랜차이즈"라는 게 있는데, 우리가 아는 개념(이른바 "비즈니스 포맷프랜차이즈")과는 크게 다릅니다. 쉽 게 생각해서, 코카콜라나 나이키 등을 떠올리면 되겠어요. 확실히 이들 영역은 단지 독점판매권 부여도 아니고, OEM과도 다르며, 단순 상표권 사용도 아니거든요. 뭔가 프랜차이즈의 본질을 구성하는, "총체적" 서비스의 개념이 연상되는 실례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참고해야 할 분야는 "비즈니스 포맷프랜차이즈"이고, 책의 설명도 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 무튼, 프랜차이즈는 처음부터 "확장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 그렇게 못 하는" 중소기업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하면, 로컬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글로벌로 확장을 해야 그 활로가 보인다는 주장은, 참 의외이면서도 명쾌한 논리를 갖춘 면 있습니다. 로컬에서 확실하게 골목 상권을 틀어잡은 업체는, 그 일대의 취향과 개성을 대변하고 있으며, 이게 타지에서는 희소가치의 발현이 되어 대박으로 이어질 소지가 충분하다는 건데, 이 책이 나오기 이미 2,3년 전 한국 토종 체인 치킨 업체가 이미 진출을 시도하여, 현지에서 이제 대박의 조짐이 보인다는 건 뉴스를 통해 잘 알고 있죠. 프랜차이즈는 본질적으로 영세 업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이 주장은 반드시 귀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까지 눈을 돌릴 여유는 사실 우리 평범한 독자들에겐 없다는 점에서, 이 책에 나온 다른 "프랜차이즈 개론"사항에다 더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마스터 프랜차이즈 점포"에 대한 설명은, 복잡한 경영기법(프랜차이즈라는 게 워낙 다자간의 계약이고, 제공하는 서비스가 토털 성향이다 보니 구조가 복잡합니다)을 사장님들이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갑을 관계 개선 "투쟁"에도 결국은 아는 것이 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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