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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책쓰기의 기적
황준연 지음 / 작가의집 / 2024년 12월
평점 :
어떤 목표, 혹은 대상을 충분히 사랑하고, 꾸준한 노력을 가하면 안 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황준연 대표의 이 신작 p32를 보면, 중국에 거주하던 어떤 평범한 아버지가 낳은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놀라게 됩니다. 이 아버지에게는 멘케스 증후군을 앓고 있던 아들이 있었는데, 고졸 학력밖에 없던 그 부친이 온갖 논문을 찾아 읽고 마침내 아들을 낫게 했습니다. 황 대표의 서술대로, 신약 개발까지는 아니고 기존 처방의 성공적인 재현에 불과하지만 여튼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빅파마라고 해도 신약 개발은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이분의 이름은 쉬웨이(徐偉. 서위)인데 나무위키에도 항목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대만, 미국, 영국 등의 세계 유명 매체에서 3년 전에 이미 보도한 내용이므로 그 진위에는 의문이 없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누구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황 대표처럼 훌륭한 저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p50에서 황 대표는 잘 쓰려면 무엇보다 꾸준히 읽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투입되는 자원이 없는데 산출되는 결과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읽고 또 읽으면 지식이 자연스럽게 차오르고 넘치며 그때 비로소 책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 대전연일)라는 일본의 경제학자는 시간을 달리쓰고, 사는 곳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고 인생을 바꾸는 3대 조건(p70)이라고 칭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셋을 모두 충족시키는 게 바로 독서라고 합니다. 독서를 통해 나는 다른 곳을 간접으로 찾으며, 또 다양한 필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니 한 가지 활동으로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셈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제목이 독자들에게 바로 다가오지 못하면 그 책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듭니다. 많은 독자를 만나지 못하면 그 책은 그 좋은 내용을 널리 전파하지 못하고 묻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p93 같은 곳에서 제목을 잘 지으라고 충고합니다. 저자는, 사람도 그 사람을 처음 몇 초 동안 만나고 결정되는 이미지가 그 사람의 모든 평가를 좌우한다고 말하면서, 책 역시 제목으로 사람을 첫눈에 확 끌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알려 줍니다. 실제로 저자도 많은 양의 책을 구입하고 읽어 내는데 제목에서 끌리느냐 아니냐가 기준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p105에는 좀 놀라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황 대표의 어떤 지인분은 원고를 조금도 안 쓰고, 오직 출판기획서만 갖고 두 건이나 단기간에 출판사와 계약을 마쳤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에 미집필 상태에서 계약했다는 게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다시 읽어 보았는데, 기획 자체가 시장성이 있으므로 계약까지 갔다는 뜻이었습니다. 기획만 좋다고 다 시장에서 히트를 치는 건 아니고 여러 건을 띄우면 그 중에 뭐 하나가 히트작이 나오기 마련이며 나머지의 손실분을 메꿉니다. 글 잘 쓰는 사람과, 황 작가처럼 히트작을 내는 사람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p107에 답이 나옵니다. 목차를 잘 쓸 수 있는가 아닌가의 차이이며, 목차가 나온다는 건 책을 만들기 위한 구조가 머리 안에 자리잡혀 있다는 뜻이니 말입니다.
KBS의 <인간극장>은 유명인이 나오지 않는데도 장수프로그램입니다. 그 비결이 어디에 있을까요? p142를 보면 아무리 좋은 책을 써도 자신이 효과적인 홍보를 하지 않으면 그 책이 팔릴 수가 없다고 나옵니다. 저도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작가분들이 꼭 들러서 책을 읽어 달라고 홍보도 하시고 부탁도 하시는데, 다들 열심히 하시는 분들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같은 평범한) 독자들이 시선을 일단 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또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주제부터가 본인이 쓸 수 있고 감당이 되는 그런 주제라야, 처음의 그 당찬 의도를 완성물로까지 빚어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하루 1시간의 (효율적인) 노력만으로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씀이 특히 설득력 있는 건, 저자 본인이 그런 모범을 스스로 보여 준 분이라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