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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파워 시대
최성금 지음 / 모란(moRan) / 2024년 12월
평점 :
저자 최성금 대표는 현재 시니어TV 사장이며 MBC의 자회사 여럿에서 중요 직책을 수행하였고, 특히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의 큰 성공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인물입니다. p19의 머리말을 보면 구순의 연세에도 여전히 건강하신 친정어머니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이 있는데, 이런 정신적, 육체적 건강도 다분히 유전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성금 대표 본인도 이제 우리 사회 통념상 시니어에 속하는 연세이신데도 외견상 그런 느낌이 잘 안 들기 때문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중견배우 윤문식씨 등이 활약한 MBC 마당놀이를 재미있게 보신 경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인공들보다 마당쇠, 방자 등의 역을 맡은 윤문식씨가 더 인기를 끈 특이한 현상도 있었는데, 이 마당놀이는 녹화되어 TV로도 방영되었는데 원래는 전국순회공연 형태였습니다. 이 이야기가 p39에 나왔는데 당시 MBC에서 이 기획을 주도한 분은 아니었지만 그 20주년 기념 리바이벌을 기획하셨다고 나오네요. 또 1988년 9월 17일 서울올림픽 개최를 보도한 역사적인 뉴스데스크(9시 메인뉴스)를 진행한 강성구 앵커의 비서 경력도 있다고 적혔습니다.
키자니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으나 당시 MBC 사정이 여러 모로 안정적이지 못해 사장직을 연임하지 못하고 유통물류 회사로 자리를 옮긴 일을 저자는 씁쓸하게 회고합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평생 직장 개념이 우리 나라에서 크게 흔들린다고 지적하며, 하지만 한국의 시니어들은 여전히 평생의 경력을 중시하고 또한 그럴 의사가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고용구조의 경직성, 둘째 시니어 본인들의 유연성 부족(p83)이 지적됩니다. 저자도 수십 년 몸담아온 방송일을 떠나 물류회사로 옮겼지만 성공적으로 적응했다고 나오는데, 특히 중장년 취업에는 이런 마음가짐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유럽의 경우 청장년기에 열심히 일한 후 남은 기간은 연금으로 사는 게 상식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유독 한국과 일본은, 생산 활동에서 이탈한다는 게 불안과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지며,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회 생활을 계속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사회 풍조가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p142). "계속 일하고 싶은 시니어" 역시 우리 나라에서 모든 이들이 공감할 만한 시대정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은퇴한 시니어의 가장 큰 고민으로, 첫째 시간을 보낼 줄 모른다, 둘째 만날 사람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다, 셋째 뭘 할지 모른다 등이 있다고 저자는 짚습니다(p149).
이 책의 주목적은 시니어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이들에게 현재 한국의 이쪽 업황이 어떠한지를 알려 주려는 것입니다. 그 내용이 p155 이하에 본격적으로 서술되는데, 특히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태어나길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났으면서도 디지털 시대를 견인했기 때문에 세계 어느 집단보다도 적응력이 뛰어나고 감각이 탁월하다는 게 저자의 평가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역할은 복지, 기업의 역할은 비즈니스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두 부문의 역할이 혼동되는 데서 모든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p197에서는 웰에이징(well-aging)을 위한 20가지 질문이 제시되는데, 더불어 헬시에이징을 위한 좋은 지침도 잘 정리되었습니다.
한국의 시니어들은 이처럼 의욕에 충만하고 능력도 있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가리켜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르는데, 이런 분들에게 시니어 클럽을 권하면 "벌써 가려니 쑥스럽다(p208)"라는 반응이 반드시 나온다고 합니다. 하긴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 대목에서 저자가 개발한 실버니아가 자세히 소개되는데 무엇보다 시니어들이 스스로 자긍을 유지하고, 삶의 낙을 잃지 않게 돕는 요소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시니어분들이 스스로 나이들었다는 위축감 없이, 젊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사회에서 퇴장할 만큼 나이든 것도 아니라는 어떤 확신을 주는 시스템이, 시니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는 결론이 무척 설득력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