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받아들이게 하지? - 목표를 이루려면 서로를 받아 들이도록 해야한다.
김동환 지음 / 더로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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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내 편을 많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편이라 함은, 어떤 저급하고 계산적인 정치질, 편가르기, 협잡, 상술이 아니라, 진실된 대의, 합리적 협동을 이룰 수 있는 동지(同志)들의 규합입니다. 마음이 비뚤어진 이들끼리의 야합이란 오래갈 수도 없고 목표가 달성되기도 힘듭니다. 진정한 "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건강한 공감을 이뤄야 할 텐데,  짧은 우화집처럼 보이는 이 책 안에는 쓸만한 교훈이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도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어야만 했습니다. 한 마리(여러 마리라면 더욱)의 암탉이 달걀을 낳는 데에도 많은 노고가 투입됩니다. 이 책 p22를 보면 저자님이 자신의 양계농장에서 일하는 직원 두 분을 뽑았는데, 서로 다른 두 "도구"를 가진 채용이라야 인적 자원의 다양성이 갖춰지지 않겠냐고 생각하신 듯합니다. 우수한 사료냐, 아니면 듣기 좋은 동물 음악이냐? 두 개의 우수한 도구가 모두 사용되었는데도 소출(所出)은 그닥 좋지 못했습니다.   

p43을 보면 도구들은 "무작정 합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조화롭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자가 두 직원의 서투른 경쟁(협업이 아닌)을 처음에 그저 놓고 보았던 건, 다들 자신이 옳다는 확신에 가득차서 생각을 굽힐 줄을 모르니, 원하던 대로 끝까지 가게 해 보고 그 실망스러운 결과를 통해 직접 깨닫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이 나오는데, 음악은 사료와 맞는 음악이라야 하고, 사료 또한 음악과 어우러져야 사료 본연의 기능을 발휘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이치가 어디 양계농장에 한해서만 타당하겠습니까? 

양만 많다고 닭이 건강해지느냐, 그런 것도 아니고 중간쯤이라야 가장 좋아하더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컨트리음악 같은 것보다는 차분한 첼로곡이 최고더라는 팁도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왜 구기자 사료를 많이 주었는데 결과가 기대만 못할까? 저자 역시 몇 번의 대조군 실험을 거치고서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우화, 혹은 실화(?)를 통해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요. 책을 계속 읽어 보면 알 수 있더군요. 

p68에 중요한 교훈이 또 나옵니다.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통할,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삼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엔지니어는 자기 솜씨만 과시하려다 일을 그르친다는 것입니다. 책 앞날개에 나오듯 저자는 원래 LED, 나노파우더 등을 개발하던 엔지니어셨고 스타트업 창업에 깊이 간여하던 컨설턴트여서 이런 언급이 나오는 거죠. 사실 이 책은 양계농장을 운영하려는 귀농 지망자를 위한 게 아니라 청년 창업자들을 타겟삼아 집필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시장에서 잘 팔리는 게 목적이지 자기 만족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꼭 보면 사업가인 척하면서 나는 돈만 보고간다 어쩐다를 떠들어도, 실상은 전혀 아닌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돈만 보고 가기나 하면 괜찮은데, 그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 감정대로 당장 마음편한대로 결정을 내리는 엉터리들이 수두룩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이끄는 스타트업이 잘 될 리가 없습니다. 

내 도구가 도구로서 빛을 발하려면 다른 도구와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 수 있을까요? p78에 답이 나옵니다. 첫째 남의 도구에 예(禮)를 갖출 줄 알아야 합니다. 둘째 그 남의 도구를 열과 성을 다해 배울 줄 알아야 합니다. 또, 다시 닭의 비유로 돌아가자면, 비록 달걀을 많이 낳는 최적조건을 찾았으나 그 결과 닭의 생명에 위험이 가해진다면? 이 역시도 닭이라는 생명체에 몹쓸 짓임은 말할 것도 없고, 길게 보아 자신의 사업에도 유리할 바 없습니다. 무엇이 스타트업, 나아가 비즈니스 성공의 요체일지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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