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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 -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12월
평점 :
아무런 이치나 필연적 논리 없이 무작위로 흘러가는 것만 같지만 그래도 세상에는 어떤 도리나 법칙 같은게 있을지 모릅니다. 저자 이영직 대표님은 다양한 경력을 거친 분인데, 예쁘고 컴팩트하게 만들어진 이 책에는 저자가 추출한 법칙 101개가 정리되었습니다. 이 법칙을 통해 우리는 세상의 패턴을 읽을 수 있고, 세상의 추세에 현명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나아가 내 삶을 긍정적이고 보람차게 가꿔 갈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65의 014번에는 "피터의 원리"라는 게 나옵니다. 그 바로 앞에는 파킨슨의 법칙이 잠시 언급되었는데, 이는 한계수확 체감의 법칙과 함께 조직이 그저 크기만 할 뿐 효율성을 결여하고 최적화되지 못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일어나는지 잘 말해 줍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자리까지 기어이 꾸역꾸역 올라가고야 만다는 게 저 원리의 내용인데, 저자도 말하듯이 이는 조직의 병리적인(pathological) 현상을 지적하기 위함입니다. 저자는, 위로 올라갈수록 다양한 개성들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한데, 맥아더 같은 이는 비록 본인의 능력이 뛰어났을망정 지나치게 독선적인 인물됨이었으므로 후배였던 아이젠하워보다 부족했던 리더임이 명백하다고 단언합니다.
p85의 020번 법칙을 보면 문명사학자 토인비가 정립한 하나의 도그마가 나오는데 그게 바로 도전과 응전의 법칙입니다. 아무리 찬란한 문명을 과거에 완성했다고 해도, 시대의 조건과 기류가 바뀌면 더 이상 과거의 시스템은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과감하게, 과거의 틀을 바꾸어야 합니다. 만약 이건희 회장이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재산과 가업에만 안온하게 머물렀다면, 현재의 글로벌 기업 삼성은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요? 세계적인 거인으로 우뚝 서기는커녕, 한국 1위 기업이라는 자리조차 지키지 못했을 것입니다.
p109에는 프레임의 법칙이라는 게 나오는데, 세상만사는 그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등보다 2등이, 그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가르침입니다. "기도할 때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되지만. 담배 피울 때조차 기도는 가능하다"는 랍비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 아니라, 따지고 보면 인생의 심오한 진리를 한 줌 품고 있는 것입니다. 동메달을 딴 자가 가장 만족스럽고, 청소부가 자기 일에 대해 가장 큰 긍지를 느낀다니 그 역시 인생의 역설이라 하겠습니다.
p147에는 질투의 법칙이 나오는데, 비록 테슬라의 교류가 에디슨의 직류를 이겼으나 미국이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괴짜 천재를 질투하여 테슬라에 대해 정당한 명예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저자의 의미부여입니다. 교류가 직류에 대해 이겼음은 역사적 팩트입니다만, 그 이후에 공산권 출신 천재에 대한 질투가 끼어들어 테슬라가 묻혔다는 견해는 저로서는 처음 듣는 바입니다. 커런트 워는 19세기 후반의 일이고, 유고에 공산 정부가 들어선 건 아무리 이르게 잡아도 1940년대 초입니다. 아무튼 질투의 법칙에 대해 그런 식의 해석을 시도하며 테슬라와 에디슨의 대립을 이에 적용하는 저자의 견해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그자리에 머물지 않고 끝없이 변천의 과정을 겪는다는 이치는 서양에서는 헤겔이 변증법을 정립하면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으나, 동양에서는 공자의 시대보다도 훨씬 전에 이미 <주역>이라는 경전이 저술되어 신비스럽게 해석되고 존중되어 왔습니다. p210을 보면 저자는 0과 1로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환하는 디지털의 원리야말로 사실은 수천 년 전 주역(周易)에서 이미 확고하게 밝혀 놓았다고 말합니다. 그 핵심은, 음(陰)과 양(陽)이 교섭하여 온갖 이치가 빚어지니 窮, 變, 通, 久의 4단계 변천이 돌고돌아 세상사 천태만상이 유발된다는 심오한 묵시이니, 후세인들은 이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 탄탄한 교의의 구조 앞에 숙연해집니다. p223에는 유연한 전술을 구사하여 농민의 마음을 얻어 대륙의 패권을 차지한 마오의 승리 비결이 서술되는데, 이 대목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네요. 우리 국민들도 이제 마오의 삶을 더 깊이 공부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