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빵빵 시리즈 열네 번째 권입니다. 그림체도 귀엽고 세상 어떤 캐릭터들과도 닮지 않은 독특한 모습이죠. 만화를 재미있게 읽어 가는 중에 지식도 늘고 세상을 보는 시야도 함께 넓어지는 정말 좋은 책입니다. 앞으로도 백번째 권 넘게 계속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커나갔으면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다섯 개 대륙을 찾아다니는 내용입니다. 캐릭터들도 그대로인데 아빠, 엄마, 마리, 그리, 이렇게 네 명입니다. 아빠가 그새 나이가 드셨는지 눈이 나빠지셨는지 안경을 쓰셨습니다. 커다란 열기구에 올라 놀라움과 기쁨 가득한 표정을 한 나리와 엄마의 표정을 보면 우리 독자들도 빨리 이 가족이 떠나는 지면상의 세계일주에 동참하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첫번째 나라는 네팔인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10개 중 8개가 이 나라에 있는 만큼, 왜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지 잘 설명해 줍니다. 석가모니도 이 나라에서 태어났으며 룸비니가 출생지로서 지구 도처의 불교 신도들에게 성지로서 존숭됩니다. 그런데 정작 이 나라 국민 대다수는 힌두교를 믿는다는 점도 독특합니다. 페이지 하단에는 네팔의 국기를 색칠할 수 있는 컬러링 코너도 있고, 본문에서 배운 지식을 초성 퀴즈로 테스트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요르단은 중동인데도 석유가 나지 않아 이웃 나라들로부터 원조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랜 왕가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끄며,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매우 동질성이 큰 인구 구성이기도 합니다. 또 로마가 고대 지중해를 통일한 제국이었던 만큼 로마 유적도 많다고 합니다. 고대도시 페트라는 왕들의 무덤인데 요르단에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건물이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는 아빠 엄마의 설명에 딸 마리와 아들 그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즐거워합니다. 확실히 부모님들은 어렸을 때 아이들과 이렇게 여행을 많이 다니며 추억을 만들어 줘야 애들이 나중에 커서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책 p78에 나오듯이 파키스탄은 인구 2억 2천에 이르는 매우 큰 나라입니다. 영국으로부터 인도 제국이 독립하면서 오히려 무슬림 지구가 분리되어 생긴 나라입니다. 그러나 인류 문명의 한 발상지인 인더스 강이 이곳을 관통하고, 인도 전체를 지배하던 제국의 심장부가 이곳에 위치했던 적이 많았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죠. 막내 그리는 모헨조다로 유적이 3천 년 넘는다는 아빠의 설명을 듣고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나라를 돌아보면서 지도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대략 이 나라가 어디에 위치했는지 어린 독자들이 감을 잡게 도와 줍니다. 책에는 안 니오지만 하라파 유적도 유명하죠.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창지대인데 인구도 4천만이 넘어 우리나라보다 그리 적지도 않습니다. 화폐는 흐리브나를 쓴다고 합니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설명하길, 석탄, 철광석, 선철 등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기도 하답니다. 전쟁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수도는 키예프라고 나오는데 이것은 사실 러시아식 표기이죠. 마리는 우크라이나를 칭찬하길 "딱 나 같은 나라"라고 합니다. 그리가 그 이유를 묻자 마리는 "모든 것을 다 가졌으니까"라고 대답합니다. 마리는 본래 이렇게 애가 좀 자뻑입니다.
리비아(p164)는 지중해에 면한 북아프리카의 나라입니다. 남부는 대부분 사막이며 가다메스란 도시는 사하라 일대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도시라고 하니 어린이들이 잘 알아 둘 만한 알찬 지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아시스와 도시 성립의 관게에 대해서도 엄마가 잘 설명해 줍니다. 또 이 나라는 여러 차례 침략을 당해서 다양한 문화 패턴의 유적이 남았다는 점도 아빠가 가르칩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참 오지랖도 넒고 똑똑하신 부부입니다. 호주(p206)은 인구밀도가 매우 낮고 해안선을 따라 도시가 형성되었다고 하며, 베네수엘라는 앙헬폭포가 유명하고 정치 문제 때문에 고생 중이라고 엄마가 일러 줍니다. 그리는 혼자 오버하며 자신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되어 모든 걸 바꿔 놓겠다고 큰소리치는데 아빠는 "네 국적은 대한민국"이라며 현실을 일깨우는 장면이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