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태국 - 최고의 태국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5~’26 프렌즈 Friends
안진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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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오래 전부터 천혜의 관광지로 꼽혀 왔고 그 번화한 거리, 고층 건물, 불야성의 풍경 등을 보면 절로 가슴이 설렐 만큼 매혹적인 나라입니다. 한국인들이 근래 자주 찾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서양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곳의 매력을 알아 숨겨진 attractions까지 널리 알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근래 한국인들도, 우리 눈에 특히 마음에 들었던 여러 명승지를 인터넷상에 공유한다든가 해서 우리만의 포인트를 찾아간다는 점입니다. 최고의 동남아 여행작가인 안진헌 선생의 이 책은 프렌즈 초창기부터 나왔었으나 꾸준히 최신 변경 사항을 업데이트하여 지금에 이르렀으며, 동남아 애호가들의 눈을 이른 시기부터 틔워 준 공이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저도 여태 여러 번 이 책의 구판들을 읽고 후기를 올렸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방콕처럼 오래된 도시는 구도심이 있고 새로이 개발된 곳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도는 종래 영국령 동인도회사가 웨스트벵골의 캘커타(콜카타)에 그 중심지가 있었으나, 무굴의 황제를 몰아내고 델리에다 새로 인프라를 건설하여 뉴델리라 이름붙여 21세기까지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태국은 서세동점의 시기에 외세에 의해 점렴된 적이 없었고, 신구도심의 개발은 주체적으로 이뤄졌으니 그 점도 감안할 필요는 있습니다. p98 이하에는 방람푸(Banglamphu) 일대가 소개되는데, 책에도 나오지만 여기가 방콕 안에서는 올드타운에 해당합니다. 인근 민족, 국가들과 항쟁을 거듭하며 영토를 차례로 넓혀 온 차크리 왕조는 이곳에 강고한 요새를 건설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곳이 프라쑤멘입니다. 우리도 한양 인근에 수원 등을 건설하여 정기적으로 순행했는데 p99의 람차담넌도 그 중 하나입니다. 프렌즈 시리즈의 최고 장점 중 하나인 미려한 지도가 딸려있어서 더욱 보기 편합니다. 

한국인들도 즐겨찾는 번화하고 현란한 카오산로드. 책 p160에도 설명이 있지만 이곳이야말로 여행자들이 찾아내고 발전시킨 명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한국이라면 이태원?). 프렌즈 시리즈의 최고 매력 중 하나인데 현지에서의 환전 정보, 교통편 등이 이 책에서도 자세히 설명됩니다. 현지에서 이용가능한 수상보트, 택시, 시내버스, 공항철도 등이 소개되는데, 이 책에서 자주 나오는 BTS는 방탄소년단이 아니고 Bangkok Transit System, 즉 방콕도시철도의 약자입니다. p169에는 한인업소들도 나오는데 요즘은 동남아 어딜 가도 이런 정보가 필수입니다. 디디엠, 홍익인간, 동대문 등이 있는데 저는 한 군데도 가 본 적 없습니다. 호텔 정보도 자세한데 제 눈에는 프라나콘 논렌이 바로 들어오네요. 클럽 중에는 아마 더원카오산이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겠습니다. 

파타야(p212)는 외국인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휴양지죠. 영화 <엠마뉴엘(1974)>에서도 이곳이 대사 중에 잠시 언급됩니다. 이곳은 본래 미군이 개발하다시피한 곳이며 방콕을 감싸안은 타일랜드걸프 동쪽편에 위치합니다. <엠마뉴엘>은 치망마이에서 그 상당 부분이 찍혔는데 파타야는 치앙마이에서도 가깝습니다. 파타야는 너무 풍경도 좋고 가불만한 곳이 많아, 기간이 한정되었다면 신중하게 일정을 짜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텐데, p215에 저자 안진헌 선생이 추천하는 가장 모범적인 코스(8시간 정도)가 나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라는 말 자체가 벌써 힌두이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뜻인데, 우리는 태국이 불교 문화의 압도적인 흔적을 지닌 줄만 알지만 그저 대승과 소승의 표피적인 차이 외에도 막상 현지에 가 보면 한국 불교와는 그 풍취가 무척 다릅니다. p216에 나오는 진리의성전(쁘라쌋 싸짜탐)도 힌두교가 알고보면 이곳 태국에도 그 침투를 깊이 행했음을 깨닫게 합니다. 

p276을 보면 타오 쑤라나리 기념비가 소개됩니다. 책에서 설명하듯 이곳은 태국인들의 영웅 타오 쑤라나리를 기리기 위한 곳인데, 위앙짠 왕국의 침략으로부터 1826년에 나라를 구한 "여성" 지도자입니다. 1797년 청 제국에 반항하여 포의족을 이끌고 봉기한 여성지도자 왕낭선, 나중에 비참하게 능지처참으로 목숨을 잃은 귀주(貴州)의 잔다르크도 잠깐 생각납니다. 참고로 위앙짠은 책에도 나오듯이 지금의 브양티얀이며, 우리는 라오스를 그저 조용한 불교국가로만 알지만 한때 이들이 이럴 때도 있었다는 게 놀랍습니다. 참고로 라오 족은 긴 역사 동안 거의 내내 전투민족이었죠. 

이 책에서 가장 잘 쓰인 대목이 치앙마이를 다룬 파트(p360 이하)이며 구판에서도 이미 그랬었습니다. 역시 프렌즈 시리즈답게 교통편에 대한 안내가 자세하며, 저자의 추천코스는 p365에 압축적으로 나옵니다. ถนนคนเดิน은 "타논 콘 던"이라고 읽는데, ถนน이 거리라는 뜻이며, คน이 사람들, เดิน이 걷는다는 뜻입니다. 이걸 영어로는 walking street라고 옮기며, 태국 환락가 하면 바로 떠오르는 워킹스트리트가 바로 이것입니다(이를 배경으로 삼은 2016년작 어떤 한국 영화 제목도 있죠). p378에는 이런 워킹스트리트 중 하나인 타논 우아라이가 소개되는데 책에도 나오듯이 은(銀)공예로 유명합니다. 

풍부하게 게시된 천연색의 멋진 사진들, 현지 사정에 달통한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 최신 사정들의 성실한 반영 등, 왜 프렌즈가 최고의 여행서인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2025년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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