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말을 참 예쁘게 하더라 - 말 매력으로 완성하는 ‘대화의 에티켓!’
김령아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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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도 합니다. 특히 2차 집단인 회사에서는 같은 상황을 두고도 어떤 워딩을 쓰느냐에 따라 소통의 결과, 발언의 파장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기도 합니다. 말을 통해 주변의 인심을 아주 잃을 수도 있고, 반대로 조직 내 그 사람의 입지가 크게 상승하기도 합니다. 무조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가식과 위선의 처세술만 펴는 건 그것대로 역겹지만, 진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가능하면 부드럽고 유쾌한 말로 소통을 이어갈 수 있다면 그 역시 좋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잘못은 먼지에, 칭찬은 대리석에 새겨라(p47)." 사자성어 중 저 말과 비슷한, 춘풍추상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당신에게 험담을 전하는 사람을 경계하라"고 합니다. 아마도 그 사람은 당신에 대한 험담도 남에게 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겠습니다. 우리는 별 생각없이, 이 정도 말은 저 사람에게 건네도 되겠거니 하는 기대로 아무 말이나 생각없이 꺼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상대방은, 이렇게 가볍게 남의 말을 하는 당신을 보고 나도 저런 취급을 다른 사람 앞에서 받겠구나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말도 아닌 걸 구태여 이 사람 저 사람 가리지 않고 마구 퍼뜨릴 이유가 뭐겠습니까. 

또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는 바는, 험담을 삼가는 것도 삼가는 것이지만, 남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칭찬을 아낌없이 해 주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칭찬은, 마음에도 없는 아부 같은 게 아닙니다. 요즘은 아무리 그게 사화생활의 일환이라고 해도, 능력도 없이 오로지 아부만으로 때우려는 사람이라면 결국 승진에서 밀려나고 조직에서 도태됩니다. 직장에서 자기 원칙이라는 게 있는 사람은 구태여 남들에게 구질구질한 아부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시는 칭찬은, 첫째 그 칭찬을 받는 상대마다 다 다른 말이라야 하며, 둘째 그에게 진정으로 의욕이 샘솟는 말을 통해야 합니다. 사실 이 두 사항은 결국 뜻이 통한다고도 할 수 있는데, 사람마다 다 개성이 다르고 장점이 다른데 어떻게 그들을 향한 칭찬의 표현이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또 그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면, 그 사람을 향한 칭찬 역시 (딱 맞는 칭찬이므로) 그 사람의 의욕을 북돋우는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나야 다른 사람 마음 상하지 않게 말을 조심조심 가려가면서 한다고 쳐도, 남도 나한테 그리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며, 다른 사람의 행동과 말을 내가 어떻게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누가 나한테 공격을 해 온다면, 내 원칙을 어기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그에 대응을 해야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목이, 바로 이곳, 즉 남의 험담에 내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가르쳐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사회 생활이라는 게 나 혼자 잘한다고(=나만 말 이쁘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우선 나를 향한 비판이라고 해서 하나로 퉁칠 게 아니라, 하나하나 그 타당성을 좀 따져봐야 합니다. 들어서 내 감정이 상한다고 다 같은 범주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들어서 잘 분석해 보면 그 말이 객관적으로 맞을 때가 있습니다. 단점을 고쳐 내가 종전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면, 그게 그 비판자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남 좋은 일 시킨다는 꼬인 생각을 구태여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그 비판이 비판이 아니라 배배꼬인 비난일 뿐이라면, 이는 나의 참된 가치에 아무 영향을 끼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성숙한 사람은, 자존감이 매우 튼튼하여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영어 표현에 agree to disagree라는 게 있습니다. 비록 당신이 나와 생각이 다르지만, 적어도 "의견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는 공감이 이뤄지지 않았냐며 어떻게든 최소한의 접점을 마련해 보려는 노력이 배어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95를 보면, 챕터 제목이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즐거워지는 대화"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이가 아마도 엄마와 딸 사이일 텐데, 그 모녀조차도 "정리"에 대한 가치관(?)이 서로 차이날 때 잠시라도 다툼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때 엄마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애 말이라고 무조건 무시할 게 아니라, 얘는 나와 생각이 좀 다르구나, 엄마로서 쿨하게 인정을 해 주라는 겁니다. 내 말을 남한테 관철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그게 카리스마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터무니없는 피해를 강요하는 나쁜 사람입니다. 어떻게 내 생각이, 일일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그리 확신할 수 있습니까? 간단한 역지사지를 통해, 남과 얼마든지 공감의 지점을, 그것도 폭 넓게 마련할 수 있음을 배운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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