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발견하는 대학 생활 - 슬기로운 당신을 위한 진로 백서
홍기훈.김도경 지음, 김벼리 그림 / 북카라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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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매우 민감한 이슈입니다. 책 p32에 나오는 대로, 어떤 청소년들, 또는 영 애덜트들은 "왜 나는 잘하는 게 없을까?"라며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재능이란 사실 뭘 잘한다, 뭘 못한다가 칼로 두부 자르듯 명쾌하게 드러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어떤 재능은 그저 파묻히기도 하고, 어떤 재능은 찬란하게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이런 건 당사자가 얼마나 긍정적인 마음을 품고 있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 지능 이론이 시사하는 바처럼, 지능이란 어느 하나의 요소로 이뤄진 게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를 당사자가 어떻게 잘 가꾸고 소중하게 키우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세상은 때로 우스운 결과를 랜덤으로 빚어내는 곳이라서, 능력도 정직성도 학력도 지능도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자가, 예를 들면 회식 자리에서 노래 한 곡 잘 뽑았다고 좋은 자리에 발탁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행운은 오래가지 못해, 결국은 한직을 뺑뺑이돌다 버려지기 마련입니다. 어느 회사, 심지어 대기업(p226)이라 해도 유력한 자가 쓰레기 처리 용도로 한껏 쓰고 나서 폐기처분하는 인력 한둘 정도는 자기 밑에 두곤 하니 말입니다. 이런 자한테 몇 푼만 쥐여줘도, 워낙 없이 살았다 보니 큰 출세나 한 양 감지덕지하여 부잣집 종놈이 주인에게처럼 굽신대는 반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하무인으로 교만하게 굽니다. 그런데 이런 구시대적 패턴으로 비굴하게 처세하는 자는, 결코 그 보잘것없는 자리나마 오래 지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결국 정의의 패턴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또 당대에 벌을 받는다고, 애도 그래서 그 모양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대 문제도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p173에 나옵니다. 이 책에 나온 어떤 사례를 보면, 다양한 사람, 심지어 몸에 문신을 한 사람과도 어울리면서 사회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 던져놔도 자신을 끝까지 지키면서 더 성장하는 사람도 있고, 요령이나 피우고 분위기 파악 못 한 채 까불다가 어디가 다쳐서 나오는 미련한 인간도 있지만 끝까지 정신 못 차리고 지가 잘난 줄 압니다. 그러니 아랫사람들이 따를 리가 있겠습니까? 어디 술집에 데리고가 줘서 환심이나 사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그런 식이 아니면 남의 호감을 받지 못하는 불쌍한 유형이죠). 책 p175에 나오듯, 군대에서도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경로를 마련한다든가, 각종 특기를 살려 오히려 입대 전보다 더욱 특기를 살려 전역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청년들은 이 점을 명심하고, 군대 18개월이 인생의 무덤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장래에 대해 어떤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 p136을 보면 린다 그랜턴 박사의 주장 그 한 예가 나오는데, 요즘은 인생에 있어 어떤 경계선이 없고, 모든 구간이 모호한 과도기로만 연속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요즘 사람들이 예전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지도 모릅니다(아이러니죠). 책에서는 이 때문에, 젊은이들이 성장을 매 순간 확인하려고 두려워하며 불안해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독자인 제 생각으로는(저자의 취지도 그런 듯하지만) 매 순간이 모호한 과도기라면 오히려 매 순간이 기회이기도 한 것 아니겠습니까? 막 늦었다고 불안해하지 말고, 챙길 건 확실히 챙긴다는 생각으로 현재의 업무(대학생이라면 공부)에 전념하다 보면, 결국은 원하는 자리에 가 있을 것입니다.  

p237에서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좋은 교훈을 들려 줍니다. 이미 10년 전에 중국 베이징 인근에서는 중관촌(中關村)이라는 게 형성되어 젊은이들이 창업에 몰두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지금은 중국의 공산품(비록 짝퉁, 불량 논란도 있지만)이 세계를 휩쓸게 되었지요. 지금 우리가 테무니 알리니 하는 데서 싼 제품을 살 수 있는 것도 결국 그 덕 아니겠습니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몇 달 전 중국에 가서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하며 덤핑 수출, 나아가 디플레이션 수출(?)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지만, 제가 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아니, 19세기 초 서세동점의 시기에 영국, 서유럽 상인이 대거 몰려온 건 과잉생산 문제 해결 목적이 아니면 뭐였다는 겁니까? 소비자가 값싼 물건을 소비하고 싶어하며 이 니즈를 맞춘 생산자만이 살아남는 건 시장 구조와 자본주의의 본질입니다. 이제 공수(功守)가 바뀌어, 과거에 주던 대로 돌려받는 건데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p230을 보면 공무원 시험 경쟁률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한국의 예가 대조적으로 소개됩니다. 그래서 한국은 다들 편한 길만 가려다 보니(의대 입시 열풍도 마찬가지) 나라가 더 크지를 못하고 만성적인 경제 위기를 겪는 것입니다. 심지어 대기업조차, 줄만 잘 타고 능력은 하나도 없는 기회주의자 요령꾼이 득세하다 보니 서서히 저렇게 망조가 드는 거죠. 젊은이들은 알차게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되, 때로는 과감하게 난제에도 도전하여 자신과 사회의 앞날을 개척할 필요도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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