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캘거리에서 1년 살기 - 아이와 함께 떠난 워킹맘의 해외살이 도전기
채선미 지음 / nobook(노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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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미국처럼 치열하고 비인간적인 경쟁이 벌어지지도 않고 살인적인 물가가 판친다거나 치안이 불안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경제는 경제대로 풍요로우니 외국인 이민자들이 선호할 만하며, 이미 1980년대부터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대안 이민지로 인기 있었고, 1990년대에는 어학 연수지로도 선호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막연한 과거 캐나다의 이미지만 갖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 건 위험합니다. 저자는 20대 시절 어학 연수로 캐나다를 다녀온 적이 있고, 그때의 좋은 인상이 남아 1년의 육아 휴직을 다시 캐나다로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p18을 보면 현지인들의 발음에 너무 강한 지방색이 배어나지 않을 것을 여러 기준 중 하나로 삼았다고 하는데, 목적이 아이 교육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게 다 장점만은 아니고 단점도 있다고 합니다. p33을 보면 3베드(bed) 기준 300만원 임차료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물론 월 기준입니다.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이 듭니다. 좀 의외이지만 관공서의 갖가지 행정 처리가 너무 늦다는 점도 고려하라고 합니다. 다녀온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듯 주차비용도 상당한데 무법 주차가 일상인 한국인으로서는 이 점도 아마 불편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1년을 살고 돌아온 분당맘 저자로서는 초2 아이에게 캘거리야말로 1년 살고 오는 교육 지역으로서 최고라고 권합니다. p39에 아이 사진도 함께 나오네요. 

1년 살고 오면 그곳에서의 수학기간이 국내에서 학력으로 인정되는가? 저는 이 점이, 한국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p41에도 나오듯 아이의 사정보다는 부모의 조건, 즉 부모가 유학, 워킹비자, 주재원으로 체류시에만 인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저자분 아이의 경우 귀국을 하면 경기도 교육청에서 시행하는 시험을 친 후 나이에 맞는 학년에 편입될 수 있었다고 하네요(지역 교육청마다 사정이 다 다릅니다). 어디까지나 애가 시험을 합격해서 이게 가능했던 것이지 자동 인정이 아니라는 점 유념해야겠습니다. 여튼 저자분 아이 말로는 시험이 아주 쉬웠다고는 합니다. 

도시락이 필수라고 합니다. 엄마 입장에서 도시락 싸기가 어려운 분이라면 이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간편 외식이라고 해도 맛이 없고 가격이 매우 비싸다고 합니다. 한국처럼 가성비 나오는 도시락세트나 간식이 당연히 캘거리(올림픽까지 개최한)에도 있겠거니 생각하면 곤란하겠습니다. 이 책은 저자께서 자신의 직접 경험 위주로 쓰셔서인지, 책에 군더더기가 없고(예쁜 사진은 많습니다), 아이 단기 유학에 관심 있을 부모들이 딱 관심 있을 만한 이야기가 책 서두부터 척척 나와서 그게 좋았습니다. 도시락 이야기만 해도 그렇습니다. 아이 안 키우고 그냥 캘거리가 궁금해서 책을 펴든 독자라면 "웬 도시락?"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동반 조기유학에 관심 두고 있다면 대뜸 여기부터 눈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책 중반 후인 p115에도 또 도시락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자가 이 점이 특별히 힘드셨나 해서 좀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1년 유학이 효과가 있다는 것인가? 이 대답도 책 초반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나옵니다. 아이는 초1, 초2 때 배운 언어습관을 평생 끌고 간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매우 행복해하는 모습이 엄마 입장에서 느껴지더라는 겁니다. 캘거리 등 캐나다 일대의 사회 분위기가 미국이나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죠? 또 왜 초1, 초2가 좋냐면, 더 어리면 커서 기억이 안 나고 엄마 손이 많이 간다고 합니다. 더 크면? 아무래도 언어 학습 효과가 잘 안 날 수도 있지만 저자 말씀으로는 초등 고학년들(물론 한국인)도 많이 보이고 다들 행복해해서 그것만으로도 좋지 않겠냐고 하네요. 또 무작정 영어 한 마디도 못하는 애를 캘거리에만 던져 놓으면 영어가 줄줄 되는 게 아니고 일단 현지에서의 테스트부터 거쳐야 제 나이에 맞는 학년에 배치된다고 합니다. 저자분 자녀의 경우 파닉스를 떼고 AR 1점 레벨의 리더를 읽는 수준(딱 그 나이 정도입니다)이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다녀온 분들은 알겠지만 대체로 캐나다 사람들은 친절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캘거리 인들이 친절하다 해도, 아이들 사이에 한국 애 한 명 툭 던져 놓으면 그냥 교우관계가 해결이 되는 게 아닙니다. p110 이하에 나오는 대로 엄마가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캐나다 하면 또 국기(國技)가 거의 하키이다시피한 나라이며 미국 NHL에 캐나다 팀이 일곱이나 됩니다. 에드먼턴 어학 연수 다녀온 이들이라면 웨인 그레츠키가뛰었던 명문 오일러스를 당연히 알 것입니다. p128에 보면 여학생들도 하키를 즐기는 현지 상황이 나옵니다. 

저자의 아름다운 추억, 아기 유학에 대한 정보가 많은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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