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터치다운 - 현실로 활용하는 슬기로운 AI 생활
송은주 외 지음 / 청년정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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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이미 우리 삶 곳곳에 침투했으며 마음에 들건 안 들건 거부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이 책은 AI 공학자나 관계자들이 아니라, 3인의 인문학자들이 저술했습니다. AI가 미래 인류에게(어쩌면 현재일 수도)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는 과학기술 종사자들보다는 인문학자들이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로 내다볼 수 있고, 꼭 그게 아니라 해도 일단 읽기에 매우 재미있습니다. 이 책도 AI 하면 대뜸 떠오르는 어려운 내용보다, 우리가 지금 접하고 향유하는 일상과 오락, 문화에서 무슨 변화가 예상되는지를 쉽게, 편하게 논의합니다. 

p62에는 AI와 인간이 협업하여 미래에서 오페라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다룬 연극 <가상 피리>가 소개됩니다. 이미 AI가 만든 노래, 소설이 시장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그림은 벌써 생성엔진이 유저의 프롬프트에 따라 다량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p162 참조).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이 제 스스로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라 그저 무작위로 던져진 존재, Geworfenheit의 상태에 놓였다고 갈파했습니다(p77). 이 상황에서 AI에게는 윤리라는 게 있는가, 혹은 있게끔 진화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그런데 저자들은, AI한테 윤리를 논하기 전에 사람한테는 과연 윤리가 있는지를 따질 필요가 있다고도 합니다. 

책에서는 그 한 예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 달라고 프롬프팅했더니 "윤리에 어긋나므로 불가능하다"라는 답을 내놓은 생성형 AI 아숙업(p157)을 거론하며(p91), AI도 이런데 사람은 과연 얼마나 합의된 규범을 준수하고 사는지 묻습니다. 이처럼, 발전한 AI는 인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윤리의식도 AI보다 나을 게 없는데, 하물며 직무 수행 능력까지 떨어진다면? 그래서인지 한국은행에서는 AI 때문에 사라지는 직업 통계를 내었습니다. 그럼 AI는 인간의 기존 직업을 뺏어가기만 하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AI와 관련된 직업이 새로 생기며, AI를 메타적으로 관리하는 새 직업들이 아마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현재도 교육 분야에 AI가 대거 도입되었고 성과도 제법 좋다고 합니다. 논자에 따라서는 AI야말로 교육에 최적화한 도구라고도 합니다. p107 이하를 보면 요즘 아이들은 AI 네이티브 1세대로서 이미 AI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알며 아마도 AI 관련 직종에 아무 위화감 없이 종사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책 p117 이하에는 프롬프팅을 통해 생성형 엔진에게 질문하고 자료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화면 예시와 함께 보여 줍니다. 세상은 이처럼이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챗GPT도 완벽한 건 아니라서 자주 오류에 빠지기도 하는데 p128에 자주 범하는 오류가 잘 정리되었으니 참조할 만합니다. 

특히 p140을 보면 할루시네이션 오류가 알기 쉽게 설명됩니다. 할루시네이션이라는 말을 요즘 많이들 들어 봤을 겁니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일을, 정보를 잘못 조합하여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그럴싸하게 지어내는 건데, 이게 일반화하면 앞으로 인터넷 검색을 할 때도 출처를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가짜 정보나 가짜 뉴스에 속을 위험이 커질 듯합니다. 사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들도 워낙 그럴싸해서 까딱 잘못하면 속을 수 있는데, 이렇게 성능이 좋으니 우리들도 업무에 활용할 방법은 없을지 먼저 궁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p164 이하에 드림스튜디오, 캔바 등을 이용해서 원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방법이 상세하게 나옵니다. 

불과 며칠 전에도 오픈AI社가 여배우 스칼렛 조핸슨의 목소리를 무단 사용했다고 해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책 p44 이하를 보면 저작권 침해나 표절 문제가 대두하는데 AI에게 여태 학습을 시킨 자료나 데이터들도, 현실적으로 AI가 창출하는 수익에 대해 어떤 기여나 지분을 주장할 수 있는 것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그 수익의 배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가 여간 골치아프지 않습니다. 인간의 기 저작권이 소홀히 대접받는다면, 모든 창의성의 원천인 인간의 지성과 감성이 뒷전으로 밀린다면, 앞으로 AI라고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언제나 사람, 사람이 최우선으로 배려받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향후 AI가 이끌어가는 세상에서도 최우선으로 내세워져야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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