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 추억에 물들다 (스프링) - 마음에 색을 입히는 명상의 시간, 힐링 배경 음악 제공 QR코드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베이직콘텐츠랩 지음, 김현경 그림 / 베이직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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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재 노인 인구가 급증하여, 시내 어디를 가 봐도(시 외곽이라고 해도) 노인 돌봄, 요양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인도 시니어라고 할 만한 50대, 60대 여성들도 요양보호사 일 하는 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만큼 노인 인구 비중이 크고 경제,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뜻입니다. 시니어 분들도 과거 당신들께서 한국 경제에 기여한 바가 얼마나 큰지를 기억하시고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컬러링북입니다. 보통 컬러링북이라고 하면 어린이들이 주로 사용하고, 저도 개인적으로 컬러링북이라는 포맷을 처음 접하는 터라 책의 랩을 벗기고 나서야 이런 형식의 책인 줄 알았습니다. 우선 이 책은 마치 시니어분들이 초등학교 때 사용하던 스케치북처럼 스프링 편철이며, 전문 화가가 예쁘게 그린 그림에 채색을 제외한 후, 시니어 아티스트(아마도 우리 독자들이겠죠)들에게 화룡점정처럼 그 완성을 권하는 형식입니다. 

모두 스무 컷의 그림, 인생에 있어 결정적인 순간들을 담은 작품들이 실렸습니다. 국민학교 입학식, 공깃돌 놀이, 뻥튀기 아저씨, 돌잔치, 버스 안내양 등이 주제입니다. 시니어분들께서 젊으셨을 때는 버스 요금을 자율수납하지 않고 안내양이라는 여직원이 수납한 후 필요한 때에 거스름돈도 내어주곤 했다고 합니다. 저도 얼마 전 책프 29기 17주차 리뷰할 때 <인간의 증명> 텍스트 중 "교환양"이라는 단어에 대해 언급했었습니다. 예전 분들이 아니면 모를 단어입니다. 

요즘도 공중전화 부스는 있으며 강남 에르메스 옆에도 있고 지방 소도시 부심에도 여기저기에 갖춰져서 아직도 이런 게 있긴 하구나 싶곤 합니다. p16을 보면 어떤 젊은 여성이 부스 안에서 전화를 거는데, 다리를 내밀고 벽에 기댄 걸 보면 남자친구한테는 아니고 아마 친구한테 수다를 떠는 중 같습니다. 아니면...표정이 약간 심각한 걸로 봐서 엄마하고 장래를 상의하거나, 애인한테 경고를 날리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이 시절 여성분들은 시골에서 상경하여 공장에 다니며 열심히 장래를 설계하는 분들이 많았다는데 청바지에 캐주얼화 차림인 걸로 봐서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든 작품에는 QR 코드가 부착되었습니다. 제가 p22의 <신부 입장>에 달린 코드를 찍어 보니, 19분 3초에 달하는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p5의 설명을 읽어 보니, 문제 풀이를 위해 배경음악으로 설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보통 컬러링 하나를 완성하는 데 20여분을 잡는 것 같습니다. 여튼 이 그림에서 주인공은 신부이며, 신부가 아빠 손을 꼭 잡은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아버님 표정은 뭔가 반대하던 신랑감과의 결합이 끝내 불만이신지 인상이 잔뜩 찌푸려진... 은 아니고ㅋㅋ 따님을 품에서 떠나보내기 못내 아쉬우신 거겠죠. 

p36에는 작품 <새 차 뽑은 날>이 있습니다. 우리네 삶은 이처럼, 작은 성취를 하나하나 일궈나가는 데에서 기쁨을 찾는 숭고한 과정입니다. 가장 뿌듯해하는 사람은 어린 딸이며, 이때는 다들 다산을 하셨는지 세 살 정도 되어보이는 아기까지 포함해 애가 셋이나 됩니다. 와우! 첫째인 아들은 뭔가가 억지로 끌려나온 듯 표정이 딴세상에 가 있고(차종을 보니 구형 코란도인데, 이제 비 오면 아빠 차 타고 등교할 텐데 신 나지 않나요?), 엄마는 큰딸이라고 해도 될 만큼 젊으시네요. 보기만 해도 흐뭇한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p44에 보면 돌잡이 사진입니다. 저는 처음에 시니어 본인의 모습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큰아들이라고 합니다. 아까 그 삐딱하게 서 있던 애..는 아니겠죠? 밑에 나온 한 줄은 "우리 아들, 돌잡이로 붓을 잡아 얼마나 기특하던지!"입니다. 이 글을 읽고 순간 눈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 우리 모두 생이 소중한 줄 알고 열심히들 살아야 하겠습니다. 나라에 이렇게 근면성실하게 사신 시니어들이 있어 오늘의 우리들이 이처럼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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